시장 예상대로 기준 금리가 동결됐지만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키우며 1990선을 밑돌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재료지만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아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가중되며 지수 하락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금리 동결 결정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4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낮아진 뒤 5개월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고, 의사록은 2주 뒤 공개될 예정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5개월째 동결했지만 그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현재의 기조가 결코 긴축적이라고 볼 수 없고 아직도 완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올해 1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은 지난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였다"며 "현재는 2월 소매판매나 설비투자 통계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플러스로는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엔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환율이 통화정책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김 총재의 말이다.

김 총재는 "환율의 수준 자체에 대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은 시장의 여건에 따라 결정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급격한 환율 변동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은 낙폭을 키웠고,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오후 1시25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14.31포인트(0.72%) 내린 1985.38을 기록 중인 반면 원·달러 환율은 9.55원(0.87%) 오른 1106.9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서 금리인하를 내심 기대하는 심리가 있었지만 동결로 결정돼 외국인의 환차익을 노린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아 기관 역시 프로그램 매물을 내놓으며 지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시만기를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던 재료이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일 것이고, 지수는 1980선을 저점으로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금리가 동결됐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이 전월에 이어 만장일치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동결 결정 이후에도 국채 선물이 보합권에 머무르는 등 시장의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중 한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대응이 여전히 늦어지고 있어 경제지표 둔화를 막기 위한 공조차원에서 2분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금리 인하 시기는 이달말~내달초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한경닷컴>이 16개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3월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1개 증권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보는 증권사는 5개사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