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세상을 움직이는 힘, 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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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과실나무들은 움직일 수 없지만 해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꿀벌이 꽃가루를 옮겨 수정을 돕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뒤섞여 있으면 수정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나무들이 해마다 어김없이 풍성한 열매를 맺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과실나무 꽃들은 저마다 미량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것이 꿀벌의 기억력을 자극, 같은 종의 나무로 계속 되돌아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식물에 고도의 종족보존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카페인이 사람의 기억을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꿀벌 같은 곤충에게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의 조화가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