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사고…사상자 17명 발생
전남 여수산단내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나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989년 럭키화학 폭발사고(16명 사망·17명 부상), 2000년 호성케멕스 폭발사고(7명 사망·18명 부상)에 이어 또 다시 여수산단 내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폴리에틸렌 원료를 저장하는 사일로(silo·저장탑) 보수 작업 중 안에 있던 분진이나 가스가 폭발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오후 9시께 전남 여수시 화치동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는 "1차 폭발이 일어나고 곧이어 2차 폭발이 일어나 사일로 안에서 화염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지름 3m, 높이 25m 크기의 사일로 안에서 일어난 폭발은 덮개가 날아갈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조계호(39), 서재득(57), 김경현, 김종태, 이승필, 백종만(이상 나이 미상)씨 등 6명이 숨졌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 17명 가운데 나머지 11명도 중경상을 입어 광주 전남대병원·굿모닝병원, 여천 전남병원·제일병원, 여수 성심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시신 훼손이 심하고 수색과 이송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져 소방당국과 사측이 발표한 사상자가 몇 차례 수정됐다.

사상자 가운데 15명은 용접배관 전문회사인 유한기술 소속 근로자들로 사일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림산업측은 사일로 안에 있던 분진에 용접 불꽃이 옮겨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측은 매년 1개월간 실시하는 정기 정비계획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에 들어갔다.

사측은 사일로 안에 있던 폴리에틸렌을 다른 곳으로 모두 옮겼고 사전 가스 점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조합원들은 잔류 가스 제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안전 수칙 준수 여부는 앞으로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준공된 이 공장은 에틸렌을 원료로 대형 드럼용 제품, 파이프, 전선, 호스, 로프 등 압출성형품에 사용되는 합성수지를 생산한다.

7만2400여㎡ 부지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 18개동이 들어섰으며 연간 27만t을 생산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소, 옥내저장소, 옥외탱크 등에 경유 외 22가지 폭발 등 위험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재 시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2차 폭발 가능성이 매우 큰 곳이라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janus@hakyung.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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