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중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가 최근 7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기와 소비지출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긴축과 성장을 놓고 고민하는 유로존을 더 압박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14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중 17개 유로존 국가들의 취업자수가 전기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분기 확정치인 0.1% 감소에 비해 더 악화된 수치다.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8% 감소해 0.6% 감소였던 3분기 실적을 밑돌았다.
4분기 전체 취업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1억4570만명이었다. 이같은 취업자수는 지난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독일에서 취업자수가 0.1% 증가하긴 했지만, 스페인에서는 1.4%나 줄었다. 포르투갈에서도 취업자수가 2%나 줄었고 키프로스에서는 1.3%, 이탈리아에서는 0.4% 각각 줄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벨기에 역시 0.1%씩 줄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유로존의 고용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재정위기 이후 독일 주도로 긴축에 방점을 찍었던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유로존이 직면한 문제는 재정긴축과 성장정책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제대로 된 처방을 찾는 것”이라며 성장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축과 성장 균형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