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이자 헤지펀드계의 거물 스티븐 코언(57)이 설립한 미국 헤지펀드 SAC캐피털어드바이저스(SAC캐피털)가 두 건의 내부거래 혐의로 6억1400만달러(약 667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했다. 이는 내부거래 혐의로 SEC와 합의한 벌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라고 주요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로 SAC캐피털의 두 자회사인 CR인트린식 인베스터스와 시그마 캐피털은 각각 6억달러, 1400만달러의 벌금을 내게 됐다. CR인트린식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매슈 마토마는 제약사 엘란과 와이어스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신약의 임상시험 결과를 미리 입수, 이를 SAC캐피털 자회사와 공유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해 12월 마토마를 18개월에 걸쳐 내부거래를 한 혐의로 기소했다. CR인트린식 인베스터스 등은 임상결과를 공식 발표하기 전 엘란과 와이어스 주식 9억6000만달러어치를 미리 팔아 2억7600만달러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그마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도 컴퓨터 제조업체 델의 실적을 부당하게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코언은 여전히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SEC가 제출한 소장에는 그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지만 ‘포트폴리오 매니저A’로 적혀 있으며, 불법거래에 관여했다고 쓰여 있다. 코언은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중 한 명으로 유명 예술품 수집가로도 널리 알려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