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김선권 대표이사, 뉴욕 맨해튼 첫 진출 후 1년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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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카페베네는 글로벌 브랜드의 꿈을 안고 탄생되었다. 스타벅스·커피빈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는 이들과 경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창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도전장을 냈다.
커피 외에 와플과 젤라또 아이스크림 메뉴를 추가하고, 편안한 빈티지 인테리어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폭발적인 고객 반응은 노동력이 덜한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산층 창업수요를 충족시켜 창업한지 2년 반 만에 점포수에서 국내 1위로 올라섰고, 5년이 돼가는 현재 850여 개 점포로 확장되었다.
급성장의 과실(果實)은 당연히 컸고, 여느 기업처럼 안정적인 정책으로 굳히기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카페베네 존재의 이유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 데에 있었다. 해외진출에 성장의 과실을 오롯이 쏟아 부어야 했다.
2010년 10월경부터 국내 언론사들은 카페베네의 뉴욕 맨해튼 진출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중소 외식 브랜드가 최초로 맨해튼 중심가에 진출하는 상징성은 예상보다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언론들은 그 점포가 2011년 여름쯤에 오픈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에 대해 김선권 대표이사는 "내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거기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던 사람이 뉴욕 당국으로부터 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장사를 해왔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필요한 허가를 모두 받으려면 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고 했다. 눈앞이 깜깜했다. 점포 임대계약금 등 이미 들어간 돈만 해도 150만 불이나 됐고, 자의반 타의반 소문은 날대로 난 상태였다. 현지 담당 변호사는 계약을 파기하고 건물주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자고 했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망을 이런 이유로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필요한 허가를 받느라 당초 계획보다 훨씬 늦은 2012년 2월에야 오픈을 했다.
세간의 많은 관심과 숱한 우여곡절을 겪고 출발한 카페베네 뉴욕 1호점은 1년이 갓 지난 현재 누적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어섰고, 한인들과 아시아국가 여행객, 뉴욕 현지인들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식품인 '미수가루'를 응용해 만든 메뉴는 좋은 평을 얻었다. 우리말 발음 그대로 메뉴판에 ‘미수가루라떼’로 적혀있어 외국인에게 낯섦에도 불구하고 단골고객층을 확보했다.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카페베네 뉴욕점의 효자메뉴다.
카페베네의 성공적인 맨해튼 진출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왔다. 작년 미국에서만 카페베네 5개 가맹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안에 100개 가맹점이 더 개설된다.
중국과 필리핀에도 30여 개 점포가 생겼고, 기타 아시아 5개국 현지 기업들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올해 진출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벌써 해외 로열티 수입이 좋은 편"이라며, "서비스업종의 수출기업으로서 외화획득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귀띔했다.
한편 김선권 대표이사는 국내 기업규제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어느덧 카페베네는 필자도 모르는 사이 국내에서 대기업이 돼 있다. 동반성장 등 정부의 각종 규제대상이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 채용하고 투자하다보니 지속적으로 해외투자를 할 여유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런 국내 형편을 이야기하며, 그는 "국내의 성장 없이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진짜 대기업만 규제하면 어떤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대부분 무늬만 대기업,아직은 규제보다 자유가 더 필요한 기업"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의 꿈은 커피로 글로벌 체인스토어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이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먹는다는 커피 시장에서 미국의 스타벅스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할 수 있는가? 나는 분명히 거기에 함정이 있다고 본다"라며 "나는 그 꿈을 향해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그 걸음이 요즘에는 조금 버겁다. 누군가 뒤에서 밀어주기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발목은 잡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