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18일 오전 5시32분

정부가 신성장산업을 지원하겠다며 4년 전 만든 1000억원짜리 펀드가 집행률을 10%도 넘기지 못하고 청산될 상황에 처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진흥원은 산업은행 대우증권 등 ‘그린퓨처신성장동력펀드’ 운용사에 해당 펀드를 집행할 의사가 없으면 하루 빨리 청산절차를 밟으라는 취지를 담은 독촉 형식의 공문을 보냈다.

이 펀드는 진흥원이 200억원, 산은 대우증권 화이텍인베스트먼트가 각각 470억원·100억원·30억원, SK에너지가 2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출자해 2009년 12월 결성됐다.

출범 당시 이 펀드는 기술중심 우량기업을 발굴해 주식 투자는 물론 대출·벤처캐피털과 연계해 종합 지원을 하고, 상장 혹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는 청사진을 내걸었었다. 운용 기간은 8년(투자 4년, 회수 4년)이다.

그러나 펀드 결성 뒤 4년이 흘러 만기가 올해 말로 다가왔지만 실적은 1개 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한 것이 전부다. 지경부는 지난해부터 펀드의 조속한 집행을 산은 등에 요청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신성장동력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실적이 저조한 펀드로 현 상태로는 집행이 어렵다”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과감히 투자해야 하는데 운용사들이 안정성만을 중시하면서 전혀 투자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실적이 거의 없음에도 주된 운용사인 산은 등은 그동안 펀드 관리보수비를 계속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