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문승국 행정2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용산대책 태스크포스(TF)팀과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을 가동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용산 개발사업의 개발계획 변경과 실시계획 인가 등 인·허가 문제뿐 아니라 코레일이 협조를 요청한 △서부이촌동 부지 관련 이행방안 △공유지 매각대금 토지상환채권 인수 △국공유지 무상귀속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 완화 등에 대해서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다.

앞서 코레일은 “서부이촌동 주민 50% 이상의 반대로 일부 구역이 해제되면 서울시가 사업지의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용산사업의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서부이촌동은 2011년 전체 주민 2200여가구 중 56%의 찬성으로 도시개발법상 기준(50% 이상)을 넘겼지만 6개 구역 중 대림과 성원아파트는 동의율이 30% 수준에 그쳤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다시 할 경우 찬성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서울시는 주민 간 갈등 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세우고 코레일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일 예정이다.

서울시는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제출한 개발계획 변경안이 결정되면 실시계획 인가 등을 신속히 진행키로 했다. 용산개발 사업은 2010년 4월22일 개발구역으로 지정, 유효 기간인 3년이 지난 다음달 21일까지 서울시에 인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 개발구역에서 자동 해제된다.

서울시는 사업부지 내 도로와 공원 등 공공시설 부지(1만4128㎡)의 무상귀속 여부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사업부지 내 공유지(1만5640㎡) 매각대금을 토지상환채권으로 받는 방안은 관계 법령에 근거가 있지만 전례가 없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은 용적률 완화 등 사업성 보전 요구에 대해서는 “코레일이 구체적인 요청 사항을 밝히지 않았지만 용적률이 낮아 지금 위기상황을 맞았다든지 그런 단순한 논리는 아니다”면서도 “어쨌든 정상화 방안이라면 적극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코레일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코레일은 이날 “토지주 코레일과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용산사업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밝힌 만큼 민간 출자사들도 사업 정상화에 적극 동참해 상생하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보형/김동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