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영인면 신봉리의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수출 B동에 들어서자 타이밍벨트, 브레이크패드 등 작은 박스에 담긴 자동차 부품이 선반에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선반과 선반 사이 간격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촘촘했다.

작은 물류창고 역할을 하는 이곳에는 6만5000여개 품목의 부품이 있다. 김재정 아산물류센터장은 “PDA(개인용 휴대단말기)로 부품의 수량과 저장위치를 관리한다”며 “초보자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고객이 필요한 부품을 제 시간에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시간 내 고객에게 전달

2004년 7월 문을 연 현대모비스의 아산물류센터는 부지 규모가 24만979㎡(7만3024평), 건물면적이 12만6960㎡(3만8473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 물류 허브다. 194개 차종의 30만4000개 품목 부품이 저장돼 있다. 모두 216개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부품을 국내 70개 주요 사업장과 전 세계 201개 국가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와 품목, 공급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배송 실수가 일어날 확률은 0.002%도 안 된다고 한다. 협력업체에서 생산한 부품을 24시간 내에 고객이 차를 맡긴 정비센터까지 배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모비스는 이런 물류센터를 국내에 4곳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아산물류센터에서 저장하는 물량 중 60%는 단종 부품이다. 양산하지 않는 차종의 부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수요가 발생하면 이를 배송해주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에는 현재 6개동의 물류창고가 있으며, 2015년까지 2개동을 더 지을 계획이다.


◆20년 전 ‘각 그랜저’ 부품 생산

단종 부품은 아산물류센터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충남 서산시 지곡면의 현대파텍스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곳에선 차체 즉, 단종된 모델 81종의 ‘껍데기’를 만든다. 현재는 구형 쏘나타와 싼타페, 아반떼 등 신차가 출시되면서 단종된 양산 모델들의 부품을 주로 생산한다.

조창석 사업기획팀 부장은 “지난해 ‘각 그랜저’로 불리는 20년 전 1세대 그랜저의 차체를 생산했다”며 “이와 함께 1세대 프라이드, 엑센트 초기 모델 등 10~20년 전 부품도 모비스에 공급하는 등 고객 수요가 있으면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자본금 400억원의 파텍스는 현대차 56%, 기아차 31%, 모비스 13%씩 출자해 설립했으며 2007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단종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7년 이전에는 단종 부품을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맡거나 협력업체에 위탁해 생산하기도 했다.

조 부장은 “현대파텍스에서 통합 생산함으로써 품질이 좋아졌다”며 “다품종 소량 생산하다보니 일반 완성차 공장보다 생산성이 절반 수준이고 비용 부담도 크지만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장을 가동했다”고 말했다.

인근 19만8347㎡(6만평) 규모의 부지에선 6만2337㎡(1만865평) 면적 공장의 증설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초 주요 공정인 프레스라인 설비를 기존의 3개에서 4개로 1개 라인을 추가한 것이다. 전체 공정 흐름은 △프레스 △차체 조립 △도장 △포장 △물류 등으로 일관생산체제를 갖췄다.

김진원 현대파텍스 경영지원실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현대·기아차의 단산 차종이 늘어나면서 필요 부품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연간 100만대 분량의 부품을 생산했다”며 “앞으로 금형보관 창고를 포함해 공장 규모와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서산=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