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글로벌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왔던 상품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귀금속, 원자재, 곡물 등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물가 상승 전망도 상품에 대한 관심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1주일 동안 18개 미국 상품 선물·옵션에 대한 순매수 거래는 30% 늘어났다. 미국 24개 원자재 가격을 나타내는 S&P 골드만삭스상품지수(GSCI)도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해 연초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다. S&P GSCI는 올 들어 3월4일까지 약 1% 떨어졌지만 이후 15일까지 2주일 동안 1.5% 올랐다. 결과적으로 연초 대비 0.9% 오른 상태다.

상품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S&P GSCI는 2008년 이후 현재까지 87%나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풀면서 상품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각광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식 시장이 빠르게 상승하자 상품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상품을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7.7%로 떨어지는 등 미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줬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