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 지정을 앞둔 알앤엘바이오의 최대주주 라정찬 회장이 알앤엘삼미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 회장은 알앤엘삼미 최대주주인 김지택 씨로부터 알앤엘삼미 100만주를 주당 1000원에 장외 매수했다. 알앤엘바이오의 자회사인 알앤엘내츄럴도 김씨로부터 170만주를 매입해 보유 주식 수를 300만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알앤엘바이오 및 특수관계인(라 회장, 알앤엘내츄럴, 알바이오스타)의 알앤엘삼미 지분율은 15.55%로 늘었다. 이들이 보유 중인 워런트를 행사하면 지분율은 22.22%가 된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알앤엘삼미는 2010년부터 유상증자를 실시하려 했지만 수십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한 끝에 결국 철회했다. 지난해 말 추진했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한 김씨 등의 소송에 막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알앤엘바이오와의 합병도 무산됐다.

라 회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알앤엘삼미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2명을 등기이사로 올리는 안건을 냈다. 김씨 측은 이에 맞서 자신을 포함한 4명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올려놨다. 라 회장은 주총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 12일 종가인 375원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김씨로부터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알앤엘바이오는 최근 알앤엘삼미와의 합병 공시를 수십 차례 번복하다 결국 철회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또 지난해 영업적자 265억원과 당기순손실 540억원을 기록, 50% 이상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