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3위로 올라선 화웨이는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서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6.1인치 ‘어센드메이트’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ZTE 역시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내장한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그랜드S’, 5.7인치 대화면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그랜드메모’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한국 시장에 프리미엄급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 없다. 한국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뛰어나 중국산 제품을 많이 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출고가의 50%가 넘는 보조금을 풀어야 하는 독특한 한국 유통 시장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중국 업체는 ZTE코리아가 유일하다. 통신장비 사업만 하던 ZTE코리아는 지난해 말 단말사업부를 신설한 뒤 같은해 11월 자급제 스마트폰인 ‘제트(Z)폰’을 39만8000원에 내놨다. 지금까지 50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유석 ZTE 단말사업부장(상무)은 “첫 스마트폰은 자급제 형으로 내놨지만 알뜰폰(MVNO)시장이 지지부진한 한국에서는 결국 통신사와 손잡고 제품을 내놔야 팔린다”며 “연내 ‘그랜드 메모’를 들여오는 것을 검토 중이나 가격이 비싸 통신사와의 협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통신사 쪽에서는 스마트폰보단 2세대(2G) 폰을 주길 원한다”고 털어놨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대신 경쟁이 덜 치열한 기업용 태블릿PC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협력해 지난해 산후조리원에 ‘미디어패드’를 납품했고 올해는 프랜차이즈를 거느리고 있는 세탁소에 태블릿을 납품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