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잃은 부모 마음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아직도 내 옆에 있는 것 같은데….”

이인옥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회장(51·사진)은 19일 아들에 대해 묻자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장남(이용상 하사)을 잃었다. 이 하사는 성균관대 경영학과 1학년을 다니다가 2008년 해군에 입대해 전역을 한 달 앞두고 변을 당했다. 이 회장은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내는 아직도 유품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천안함 유족들은 정치권이나 사회 일각에서 아직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 회장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평택 2함대사령부에 전시돼 있는 천안함 선체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며 “그러면 그런 얘기를 다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연화 씨(고 박정훈 병장 어머니·51)도 “북한이 아니면 과연 누가 그런 짓을 했겠나. 우리 정부가 그렇게 했겠나”라며 “천안함 선체를 한 번만이라고 보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또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바뀔 수 없는 사상인데 어떻게 하겠나. 개의치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또 “주사파들도 천안함 장병 등의 희생이 있기 때문에 이 땅에 살고 있는데,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유족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 좌초라고 얘기하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그분들부터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이 의구심을 갖지 않고 정부를 믿고 따라간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어린 학생들에게 천안함 선체 견학과 현장학습을 통해 아직도 우리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국가가 아니고, 정전국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등 안보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그래야 어른이 돼 반공 의식이 몸에 배게 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자주 만남을 갖고 있으며 그럴 때마다 서로 위안이 된다고 한다. 이 회장은 “만나서 안부를 묻는 정도지만 이심전심으로 아픔을 나눠 가져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