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사진)가 미얀마 자원개발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KMDC 주식 보유 사실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KMDC 주주명부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2011년 주주로 등재돼 있다. 김 내정자 측은 19일 “2011년 5월 초에 KMDC 주식 750주를 주당 4만원에 매입했고 지금도 보유하고 있다”며 “같은 해 후반 증자 때 450만원 상당의 주식을 추가로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주가 폭락으로 자산가치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김 내정자 측은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방법과 관련, “지인을 통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 측은 주식 보유 사실을 지난 8일 치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인사청문회 자료를 짧은 시간에 준비하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 자료를 누락했다”고 해명했다. 2010년 5월 설립된 자원개발 회사인 KMDC는 2011년 1월 미얀마의 석유가스공사인 MOGE와 해상광구 4개에 대한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했다. 미얀마 자원 개발 업체 선정 당시 특혜 및 우회상장을 통한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은 KMDC가 미얀마 자원개발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당시 정권 실세가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이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되기도 했다.

김 내정자 측이 인사 청문요청서에 KMDC 주가 보유 사실을 누락한데 대해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김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주식을 거래한 적은 없으며 배우자가 군납업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 거짓말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1년 당시 KMDC가 비상장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이 주식을 구입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내정자가 회사 내부 관계자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김 내정자 측은 KMDC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지인의 소개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지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은 “김 내정자와 이영수 KMDC 회장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회장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외곽단체인 ‘포럼 국민행복실천연합’의 고문으로 김 내정자를 영입했다”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명백한 위증과 허위자료 제출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하고 그 결단이 엉뚱하게 이뤄지면 민주당은 김 내정자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