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0일 키프로스 사태로 유로존 은행에 대한 예금자들의 불신이 일어날 수 있다며 유로존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키프로스 경제 규모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이번 지원 방식이 향후 구제금융 지원에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구제금융은 외부 자금을 투입해 대상국을 구제하는 베일아웃(bail-out)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키프로스에 예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부 부담을 지우는 베일인(bail-in) 방식이기 때문.

이에 단기적으로 유로존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제부터 또다른 국가에서 유사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예금주들은 키프로스와 같은 방침이 적용될 것인지를 우려하게 될 것"이라며 "키프로스의 전례를 본 예금자들은 뱅크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키프로스가 디폴트를 맞이하고 유로존에서 쫓겨난다면 유로존과 EU의 결속력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깨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은행 예금자로부터 예금 일부를 몰수하는 조치는 향후 은행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낳을 수 있어, 은행동맹(Banking Union)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이후 유럽 금융시장 안정을 도왔던 은행동맹 구축 모멘텀의 위축은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