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대 창업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근오 씨(29)와 이택신 씨(28)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지난해 6월 운영을 시작한 창업아이템검증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자신이 창업하려는 아이템을 시장 전문가들에게 미리 검증받아 위험성을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김씨는 “여덟 번 만에 사업계획서가 통과돼 감지 센서를 부착한 일체형 소변기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을 수 있었다”며 “이미 투자액도 일부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씨도 제습기 분야 특허출원과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다.

창업아이템검증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이재구)이 국내 처음으로 한밭대와 한남대를 이노폴리스캠퍼스로 지정하고 도입한 사업이다. 현재 40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예비 창업자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나 정부출연연구소의 특허기술을 활용해 사업성이 확보될 때까지 전문가들의 자문 및 검증을 받은 뒤 법인 설립과 마케팅을 지원한다. 기업인, 벤처투자가, 대기업 임원, 교수, 전문 코치 등이 그룹을 형성해 아이템 검증부터 제품 출시 이후의 시장 반응까지 챙김으로써 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게 특징이다.

박찬종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덕기술사업화센터장은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시제품을 만들고 바로 법인을 설립하도록 하는 기존 창업 지원 방식과 달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김씨의 창업 아이템 검증에는 화장실 위생도기 부품업체로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와토스코리아 송공석 대표와 이석훈 대덕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유해필 SK경영경제연구소 전무, 양수희 한밭대 창업경영대학원 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한밭대 사업단장인 양영석 창업경영대학원 교수는 “김씨가 창업을 희망한 건축 분야의 코스닥 상장 기업인인 송 대표를 찾아 연결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창업은 창업가를 길러 내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이 프로그램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창업 전 사업 아이템에 대해 충분히 검증하면 투자 환경 조성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올해도 대덕특구 2개 사업단에 각 3억원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광주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역의 특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