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참여한 주요 민간 출자사들이 속속 코레일이 제안한 사업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고 있다. 사업을 선도했던 주요 민간 출자사들의 동의가 늘고 있어 용산개발 사업이 정상궤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코레일에 따르면 금융투자자(FI) 중 최대 지분(지분율 10%)을 가진 KB자산운용이 19일 코레일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은행(2%)도 코레일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투자자(CI)의 경우 가장 많은 지분(6.4%)을 가진 삼성물산이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1조4000억원 규모)을 반납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코레일은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물산 이외의 16개 건설투자자는 이날 오후 3시 코레일을 방문해 정상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전날 16개 건설투자자는 실무자 회의를 열어 코레일 주도의 사업 정상화 추진 방향에 동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전략적투자자(SI) 중 가장 많은 지분(15%)을 가진 롯데관광개발도 코레일이 경영권을 쥐고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30개 주주사의 3분의 2 동의만 있으면 기존 협약서 변경 등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일부의 반대가 있어도 경영 정상화 방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민간출자사들은 코레일이 제안한 안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도 “상호청구권 포기 등 일부 제안은 수용하기 어려워 최종 합의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레일은 지난 15일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1일까지 수용 여부에 대해 답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