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골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의 메인스폰서 후원 계약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21일 남녀 프로골프투어 시드권자 220명(남자 112명, 여자 108명)을 대상으로 후원 기업을 조사한 결과 149명이 56개 기업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계약 결과를 보면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뚜렷했다. 여자는 시드권자 108명 가운데 스폰서를 아직 찾지 못한 18명을 제외한 90명(83%)이 후원을 받으면서 이번 시즌을 든든하게 시작하게 됐다.

반면 남자는 시드권자 112명 중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은 선수가 59명에 불과했다. 그중 절반가량은 캘러웨이(13명), 테일러메이드(8명), 볼빅(3명), 타이틀리스트(3명), 투어스테이지(2명) 등 용품사와의 계약이어서 제대로 된 후원 기업을 만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롯데·한화, 각각 12명 후원 최다

대기업 가운데 롯데와 한화가 각각 12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거느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김효주를 후원한다.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는 골프구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에는 권지람 박유나 홍진의 김현수 장수연 등 5명, 롯데하이마트에는 김지현 이연주 이예정 조정민 박소연 선승효 등 6명이 각각 소속돼 있다.

한화는 국내와 미국에서 뛰는 여자 선수 12명(윤채영, 오세라, 이다솜, 주은혜, 한승지, 강혜지, 김송희, 민디 김, 시드니 마이클스, 이선화, 제니 신, 지은희)으로 골프구단을 꾸렸다.

KT는 인수·합병한 비씨카드 소속 선수를 흡수해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지난해 여자 상금왕 김하늘과 김혜윤, 이정민, 장하나 등을 내세워 SK텔레콤(최나연 최경주 홍순상)과 이동통신사 간 라이벌 경쟁을 펼치게 됐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은 최고 인기 선수로 손꼽히는 ‘얼짱 골퍼’ 김자영을 영입했다.

CJ그룹은 김시우를 단독으로 후원하고 CJ오쇼핑은 여자 선수 3명(정연주 김지현 김정수)과 남자 선수 3명(이동환 이경훈 김기환)을 동시에 지원한다. 에쓰오일은 이정화 선수를 후원한다.

○금융 업종이 가장 큰손

골프 선수 후원에 가장 열정적인 업종은 9개 기업이 뛰어든 금융권이다. 이 가운데 구단의 형태를 띤 곳은 LIG손해보험, 우리투자증권, 메리츠금융 등이다. LIG손해보험은 여자 선수로 지난해 대상 수상자 양제윤과 김현지, 이민영, 최혜용, 한정은, 고민정 등 6명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여자 선수로 이미림 이승현 정혜진 안신애를, 남자는 김대섭 강경남을 후원한다.

○새롭게 골프마케팅 뛰어든 기업

국산 화장품 브랜드인 토니모리는 지난 20일 조영란 심현화 이은형 윤선정 등을 영입해 여자 골프단을 창단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로는 최초로 이정은 선수를 후원하며 골프 쪽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기농 식품점 해가온과 제분회사 동아원 등을 보유한 한국제분도 김유리 홍유연을 후원하며 처음 스폰서로 등장했다. 건설사로는 이월드건설이 뛰어들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