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공업 소액주주들이 도입을 제안한 집중투표제가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슈퍼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대동공업 소액주주연대와 뜻을 같이했지만 대주주 측과 표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대동공업은 22일 오전 경남 창녕읍 대동공업 훈련원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이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표 대결에서 부결됐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이사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소액주주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이 가능해져 유리하다.

소액주주연대는 이 회사 경영진의 투명성을 문제 삼으며 이를 안건에 올렸다. 2대 주주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2월 기준 지분 13.80%)도 이들을 측면 지원하는 식으로 참여했다. 그는 최대주주인 김준식 부회장 등에 대한 불신임을 선언하고 경영진 교체도 추진해왔다.

박 대표는 "소액 주주들이 회사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중투표제가 부결돼 안타깝다"며 "폐쇄적인 오너 일가의 현 경영시스템이 유지될 경우 투자자와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사내의사 안건도 모두 주총을 통과하지 못했다. 대동공업 소액주주 연대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김준식 부회장(최대 주주) 등을 대신해 손상대 한국 M&A(인수·합병) 협회장 등 3명의 사내이사 후보와 진기섭 세무법인 새길 상임고문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주주제안 형태로 주총 안건에 올렸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회가 제안한 사내이사 4명(김준식, 곽상철, 정상갑, 신도범)과 사외이사 3명(권대건, 김홍식, 이원오)이 모두 선임됐다. 김준식 대동공업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