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음식료 '방긋'…조선·증권 '우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분기 실적 기대되는 종목은
한전·가스公, 실적개선 확실…SK하이닉스·농심 등도 매력…고령화·문화산업株 이익 늘듯
소재·금융주는 '먹구름'
한전·가스公, 실적개선 확실…SK하이닉스·농심 등도 매력…고령화·문화산업株 이익 늘듯
소재·금융주는 '먹구름'
올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업종별 실적 차별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시장의 관심도 국내외 경제환경에서 빠르게 기업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디어와 유틸리티,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필수소비재 관련 업종은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조선 증권 등은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성적표’ 좋아질 종목을 찾아라
주요 증권사는 올 1분기 상장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횡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추가 하향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업체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영업이익은 9.5%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4분기 초부터 최근까지 19.3% 하향했고, 1분기 실적 추정치도 연초 이후 6.5%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올해 전반적으로 상저하고(上底下高) 장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며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체 실적 전망은 이처럼 불투명하지만 업종별로는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도 적지 않다. 유틸리티와 반도체, 음식료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그런 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와 필수소비재, 의료, 통신서비스, 유틸리티는 지난해 1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종목으로는 유틸리티에서 한국전력과 한전KPS,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를 꼽았다. 내수주인 코웨이와 한미약품, 농심, CJ CGV, CJ오쇼핑 등도 실적 개선주에 들었다. 현대상사와 BS금융지주, SK하이닉스 등도 마찬가지다.
와우넷 전문가들의 분석도 큰 차이가 없다. 추세 강준혁 대표는 “1분기 실적을 추정해 보면 IT, 필수소비재, 의료, 통신서비스, 유틸리티 분야가 전년 동기에 비해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거들었다. 업종별로는 미디어와 반도체, 내구소비재, 유틸리티의 이익 추정치가 늘어나고 있다며 SK하이닉스 한국전력 삼성증권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 SK텔레콤의 연간 전망치 변화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희진 대표는 가스요금 인상과 성수기 효과로 1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국가스공사를 실적 개선 유망주로 꼽았다. 자회사 포스코LED가 발광다이오드(LED) 업종의 턴어라운드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포스코ICT도 실적 개선주에 포함시켰다.
○고령화·문화 관련 종목도 긍정적
빠르게 진행 중인 인구 고령화와 ‘한류’ 열풍 등 문화산업 확산으로 혜택을 볼 종목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강호 안인기 대표는 “고령화사회 수혜주인 건강복지 관련주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의 성장성이 두드러지고 있고 기관의 수급이 좋은 모바일 게임 업종과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실적이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실적 개선 예상 종목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를 추천했다.
김재수 소장은 “드라마 수출이 1분기부터 회복되고 인터넷 프로토콜(IP)TV 등 디지털 방송 가입자 증가에 따른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 급성장이 기대된다”며 SBS콘텐츠허브를 실적 개선주로 지목했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도 1분기 드롭액(고객이 게임에 투입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커힐 영업장 확장과 그룹 내 카지노 통합에 따른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추천 목록에 올렸다.
○조선·증권은 하향 조정 위험
조선, 증권, 디스플레이 업종 가운데선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는 종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실적 악화주’일 가능성이 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임종필 연구원은 “소재, 경기소비재, 금융 분야는 상반기에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이들 업종은 하반기 이후 중국과 그밖의 지역에서 경기사이클 변화에 의한 이익 개선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환 연구원도 “조선, 증권 등의 업종에서 추정치 하향이 심각하다”며 OCI SKC 효성 CJ대한통운 GS건설 SK네트웍스 우리투자증권 현대중공업 등의 실적 추정치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와우넷 전문가인 모이스톡 홍은주 대표도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 섹터의 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조선과 증권 업종의 추정치 하향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