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우 롯데JTB 대표(사진)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2011년 2월 대표 취임 때 ‘펀 매니지먼트(Fun Management)’를 주창하며 즐겁게 일하자고 강조했던 그가 즐겁지 않은 이유는 올 한 해 모든 여행 지표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20% 이상 줄었습니다. 독도문제나 엔저 등의 영향도 있고 한류 팬도 많이 떨어져 나간 것 같습니다. 중국시장도 광범위하게 불고 있는 부정부패 척결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요. 공공기관과 민간 모두 위축된 탓에 관광객이 적어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국가적 행사나 국제회의조차 거의 없다”며 인바운드(외래 관광객의 방한) 시장이 최악의 해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는 물론이고 쇼핑센터나 전세버스, 관광토산품점 등 관련 산업군도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규모 인바운드 여행사의 폐업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게다가 최근 북한의 핵 도발까지 겹쳐 여행시장 전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노 대표는 인바운드 시장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아웃바운드 상품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테마 상품의 저변 확대를 위한 롯데 자이언츠 가고시마 원정 응원대 상품이나 다음달 17~20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 롯데챔피언십 참관 상품 등은 그 시작이다. 노 대표는 앞으로도 특화된 산업체험이나 신규 취항지 상품, 미국 청교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처럼 기존 성지순례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등 독특한 유형의 테마 상품을 많이 개발할 생각이다.

일본이나 중국시장에 국한돼 있는 인바운드 시장을 대만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일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부유층이나 여성을 목표로 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 중이다. 고객의 만족과 직결되는 대리점의 질도 중점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그는 “사실 취임 후 2년을 돌이켜보면 어느 때도 평탄했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늘 변수가 많은 여행 시장인 만큼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용산개발사업 좌초로 큰 타격을 받은 롯데관광개발과 롯데JTB를 혼동하는 고객들이 있어 이래저래 마음고생을 했다. 성과는 없었을까.

“취임 이래 조직을 안정시키고 일본 JTB 본사와 결속을 공고하게 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JTB글로벌 마케팅에 일조할 수 있었죠. 중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을 개척한 것도 성과라고 생각해요. 다만 야심차게 준비했던 고급 상품들이 잘 안 풀린 것은 좀 아쉬워요. 국내 상품 중에 ‘아! 대한민국’이라는 명품 전국 일주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그는 3년차를 맞는 다짐도 내보였다. “험로가 예상되지만 지난 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JTB 재도약의 시기로 만들겠습니다. 롯데JTB가 명실공히 여행업계 선도기업이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