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다음달 1일부터 ‘개점휴업’ 상태인 돈육선물과 미니금선물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본예탁금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 돈육선물 거래증거금률과 위탁증거금률도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인하한다.

24일 선물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다음달 1일부터 돈육선물과 미니금선물 기본예탁금을 현행 5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낮춘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돈육선물의 경우 위탁증거금률은 21%에서 18%로, 거래증거금률은 14%에서 12%로 인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2008년 7월 도입된 돈육선물은 작년 3월부터 거래가 한 계약도 없다. 미니금선물도 2011년 5월 하루 평균 거래량이 1565계약까지 증가했지만 올해 3월(24일 기준) 하루 평균 거래량은 204계약으로 줄었다. 양돈농가와 영세 금 도·소매업자가 선물시장을 통해 가격변동 위험을 헤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시장 개설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예탁금 수준(500만원)이 너무 높아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돈육·미니금선물 투자자의 초기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돈육선물에 처음 투자하는 양돈농민이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돈육선물 1계약(1000㎏)을 돼지고기 대표가격(1㎏당 3000원 가정)에 매수하려면 현재는 기본예탁금 500만원(위탁증거금 63만원은 기본예탁금으로 충당 가능해 낼 필요 없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도가 바뀌면 기본예탁금 50만원에 추가로 내야 할 위탁증거금 4만원을 합해 총 54만원만 있으면 된다. 같은 조건에 5계약을 매수해도 현재는 500만원이 필요하지만 4월부터는 270만원만 있으면 거래할 수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