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중국 펀드는 지난해 10월부터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75%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86%)보다 부진한 성과다. 중국 펀드는 단기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도 -1.54%로 악화됐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 회수에 나서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이나 부동산 규제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부터 기대됐던 중국 성장 스토리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종류A)'를 비롯 '피델리티차이나자(종류A)',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자1(종류A)' 등 대다수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3~-5%대로 밀렸다.

중국 레버리지 펀드가 받은 충격은 더 크다.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자(종류A)'의 1개월 수익률은 -7.66%로 가장 부진했고, 'ING차이나Bull 1.5배자(종류A)', '한화차이나H 스피드업1.5배자(종류A)'의 수익률도 -6%대에 머물렀다.

투자 자금도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펀드에서는 2250억원이 순유출됐고, 최근 1주일 사이에만 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흘러나갔다. 지난주(3월 14~20일)에는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 잔고도 627억원 줄어들면서 5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기대는 거의 사라진 듯 하다"며 "통화정책이 전환되는 국면에서는 당연히 경기나 주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허 애널리스트는 "다만 부동산 규제는 우려에 비해 시행과정에서 유연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 주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도 낮다"며 "중국증시의 추가적인 하락 위험보다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신규 투자자금이 진입하기에는 좋은 시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본토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이익을 거둔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파악된다"며 "중국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기대됐던 스토리는 아직 시작도 안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또 "중국에서 경기 활성화 정책이 나올 경우 펀드 성과도 크게 좋아질 수 있다"며 "자산배분 전략 측면에서 중국 펀드는 아직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