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5개월 만에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10년 11월1일 정상의 자리를 내준 뒤 29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CC(파72·7381야드)에서 폭풍우로 순연된 미국 PGA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20만달러) 4라운드 잔여홀 경기에서 1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 저스틴 로즈(영국)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우즈는 올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뒀으며 통산 77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 111만6000달러와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챙긴 우즈는 상금 랭킹(378만7600달러)과 페덱스컵 랭킹(1605점)에서 각각 선두로 올라섰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여덟 차례나 우승해 샘 스니드(미국)가 1965년 그린즈버러오픈에서 세운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48년간 누구도 깨지 못했던 대기록이었다. 스니드의 PGA투어 최다승 기록인 82승에도 5승 차로 다가섰다.


우즈는 최종라운드에 공동 선두 이상으로 총 56차례 나서 52승4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일단 선두로 나서면 우승 확률이 92.8%에 달했다.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서면 42승2패로 95.4%의 우승 확률을 보였다.

우즈에게 남겨진 과제는 5년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메이저대회 우승컵이다. 우즈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 잭 니클라우스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최다승(18승)에 4승 차로 따라붙은 우즈에게는 올 시즌이 이를 넘어설 계기가 될 전망이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우즈가 시즌 3승을 거둔 것은 지금까지 3차례(2000, 2003, 2008년). 2000년에는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과 함께 시즌 9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세계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4개 대회 연속 메이저대회를 휩쓰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이 ‘그랜드 슬램’은 단일 시즌이 아니라 2년에 걸쳐 이뤄졌다고 해 ‘타이거 슬램’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한편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 나섰던 재미교포 존 허(23)는 4라운드에서 8타를 잃는 부진으로 합계 1언더파 공동 27위까지 떨어졌다. 배상문(캘러웨이)은 합계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