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집을 옮긴 인구가 18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월 국내 인구 이동’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 수는 72만1000명을 기록했다. 1995년 2월(67만4000명) 이후 가장 적고, 1년 전 같은 달(81만9000명)과 비교하면 12% 감소했다. 이사를 간 인구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도 1.43%에 그쳐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1.61%) 이후 15년 만에 최저였다. 작년 2월(1.63%)에 비해서는 0.02%포인트 떨어졌다.

통계청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집값 하락으로 신규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인구 이동이 감소했다”며 “경기 부진으로 이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집 옮기기를 꺼리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설 연휴가 2월에 끼면서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할 때 이사 수요가 줄어든 데다 국회의 취득세 감면을 앞두고 결과를 지켜본 뒤 집을 구입하겠다는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배경이라고 밝혔다.

시·도별로는 경기도의 순유입(전입-전출)이 75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1927명), 세종시(1299명) 순이었다. 서울은 4723명이 순유출됐다.

한편 아기 울음소리는 9개월 만에 줄었다. 통계청이 이날 함께 발표한 ‘인구동향’을 보면 1월 출생아 수는 4만48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4만5000명)보다 200명(0.4%) 줄었다.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증가 추세를 이어오다가 이번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