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73년 인연' 골드만삭스 대주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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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 '가치투자' 눈뜨게 해 준 그 회사…'워런트' 차익 대신 장기투자
신주인수권 포기 조건으로 지분 2% 무상으로 받아…골드만삭스도 '우군 확보'
신주인수권 포기 조건으로 지분 2% 무상으로 받아…골드만삭스도 '우군 확보'
1940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살던 10세 소년 워런 버핏은 아버지 하워드 버핏과 함께 첫 뉴욕 여행에 나선다. 월스트리트를 보고 싶다고 조르는 아들을 위해 주식 브로커였던 아버지는 골드만삭스의 전설적인 최고경영자(CEO) 시드니 와인버그와의 만남을 성사시킨다. 30분간의 만남에서 와인버그는 영민해 보이는 소년 버핏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어떤 주식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훗날 억만장자 투자자가 된 버핏은 자신의 자서전 ‘스노볼’에서 “와인버그는 다음날로 나를 잊었겠지만 나는 그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83·사진)이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가치 투자의 꿈을 심어준 미국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주요 주주가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벅셔해서웨이를 통해 50억달러어치의 골드만삭스 우선주를 사들였던 버핏 회장이 이번에는 골드만삭스의 장기 투자자가 되기로 결심한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벅셔해서웨이가 매입한 우선주를 2011년 모두 재매입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5년 전 골드만삭스의 우선주를 사들이면서 받았던 ‘워런트(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골드만삭스와 합의했다. 대신 워런트를 행사한 뒤 주식을 처분했을 경우 예상되는 차익만큼의 주식을 무상으로 받기로 했다.
벅셔해서웨이가 가지고 있는 워런트는 오는 10월1일 전에 골드만삭스 주식 4350만주(지분율 9%)를 주당 115달러, 총 50억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워런트는 장기 투자가 아니라 차익 실현을 위해 쓰이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골드만삭스 주가가 26일 종가인 주당 146.69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벅셔해서웨이는 워런트 행사와 주식 처분을 통해 13억7800만달러에 달하는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새로운 약정을 맺었다. 골드만삭스는 10월1일 직전 10거래일 동안의 평균 주가와 벅셔해서웨이의 워런트 행사가격 115달러 간 차액에 4350만주를 곱한 금액만큼을 주식으로 벅셔해서웨이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의 주가 수준대로라면 벅셔해서웨이는 골드만삭스 주식 약 930만주를 받아 2%의 지분을 워런트 포기 대가로 확보하게 된다. 캐피털월드인베스터스, 뱅가드그룹 등 다른 기관투자가에 이어 8대 주주로 올라선다.
시장에서는 벅셔해서웨이가 새로운 약정을 통해 골드만삭스 워런트로 차익을 챙기기보다 대주주로서 장기 투자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 골드만삭스의 지분 9%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 때문에 곧바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워런트를 행사하려면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야 하지만 새 약정에서는 공짜로 주식을 확보할 수 있어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 버핏 회장은 “우리는 내가 50여년 전 처음 주식을 살 때 거래했던 골드만삭스에 상당한 액수의 투자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로서는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버핏 회장을 든든한 장기 투자자로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벅셔해서웨이가 추진하는 대형 인수·합병(M&A) 주관업무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벅셔해서웨이가 장기 투자자로 남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83·사진)이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가치 투자의 꿈을 심어준 미국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주요 주주가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벅셔해서웨이를 통해 50억달러어치의 골드만삭스 우선주를 사들였던 버핏 회장이 이번에는 골드만삭스의 장기 투자자가 되기로 결심한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벅셔해서웨이가 매입한 우선주를 2011년 모두 재매입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5년 전 골드만삭스의 우선주를 사들이면서 받았던 ‘워런트(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골드만삭스와 합의했다. 대신 워런트를 행사한 뒤 주식을 처분했을 경우 예상되는 차익만큼의 주식을 무상으로 받기로 했다.
벅셔해서웨이가 가지고 있는 워런트는 오는 10월1일 전에 골드만삭스 주식 4350만주(지분율 9%)를 주당 115달러, 총 50억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워런트는 장기 투자가 아니라 차익 실현을 위해 쓰이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골드만삭스 주가가 26일 종가인 주당 146.69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벅셔해서웨이는 워런트 행사와 주식 처분을 통해 13억7800만달러에 달하는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새로운 약정을 맺었다. 골드만삭스는 10월1일 직전 10거래일 동안의 평균 주가와 벅셔해서웨이의 워런트 행사가격 115달러 간 차액에 4350만주를 곱한 금액만큼을 주식으로 벅셔해서웨이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의 주가 수준대로라면 벅셔해서웨이는 골드만삭스 주식 약 930만주를 받아 2%의 지분을 워런트 포기 대가로 확보하게 된다. 캐피털월드인베스터스, 뱅가드그룹 등 다른 기관투자가에 이어 8대 주주로 올라선다.
시장에서는 벅셔해서웨이가 새로운 약정을 통해 골드만삭스 워런트로 차익을 챙기기보다 대주주로서 장기 투자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 골드만삭스의 지분 9%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 때문에 곧바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워런트를 행사하려면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야 하지만 새 약정에서는 공짜로 주식을 확보할 수 있어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 버핏 회장은 “우리는 내가 50여년 전 처음 주식을 살 때 거래했던 골드만삭스에 상당한 액수의 투자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로서는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버핏 회장을 든든한 장기 투자자로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벅셔해서웨이가 추진하는 대형 인수·합병(M&A) 주관업무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벅셔해서웨이가 장기 투자자로 남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