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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경주마 경매서 국내 최고 2억9000만원 낙찰
평균 경매가도 5000만원…경주마 3억원 시대 눈앞
평균 경매가도 5000만원…경주마 3억원 시대 눈앞
“2억9000만원 나왔습니다. 3억원 없습니까? 더 이상 호가 없습니까? 75번 경매마 2억90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 경매장. 지난 26일 한 마주(馬主)가 1억5000만원을 부르자마자 다른 마주가 2억원을 불렀다. 이후 호가가 1000만원씩 올라가더니 마침내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역대 최고가 기록이었다. 경매를 지켜보던 200여명은 탄성을 질렀다.
한국산 경주마 3억원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경매에서 기록한 최고가(2억6000만원)가 5개월 만에 깨진 것. 2억9000만원이면 영국의 슈퍼카 벤틀리 한 대와 맞먹는 가격이다.
2억9000만원의 주인공은 제주 명마목장의 박정배 대표가 생산한 2세 수말이다. 딱 벌어진 가슴과 쭉 뻗은 다리 등 경주마의 이상적인 체형을 갖춰 경매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경마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혈통도 뛰어나다. 아비말(부마) ‘엑톤파크’와 어미말(모마) ‘미스엔텍사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마 엑톤파크는 한국 경마 최다연승 기록(17연승)을 보유한 ‘미스터파크’의 아비말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경주마로 뛰며 23전 6승(2위 4회)을 기록하며 153만달러를 번 엑톤파크는 미국 씨수말 순위에서 2세마 부문 25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시돌목장 소유로 1회 교배 시 최고액인 700만원을 받는다.
모마 미스엔텍사스는 2007년 미국에서 수입된 뒤 경주마로 체형이 뛰어나고 혈통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낙찰자는 금아산업 대표와 인천시 카누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김도욱 마주. 그는 “당초 1억5000만원 정도의 체형이 뛰어난 경주마를 구매할 생각이었다. 부산 마주들과 경쟁이 붙어 생각보다 비싸졌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한국 최초의 여성 조교사(감독)이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신영 조교사에게 맡길 예정이다. 기대가 큰 만큼 큰 대회에서 우승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매에 나오는 경주마의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 열린 올 첫 경매엔 122마리가 상장돼 51마리가 낙찰됐다. 평균가격은 5026만원으로 역대 최고였으며 낙찰 총액은 25억6370만원이다. 지난해 8차례 경매에서 낙찰된 285마리의 평균가격은 4057만원으로 낙찰 총액은 121억4480만원에 이른다.
경매 최고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0년 1억1600만원에서 2011년 1억3600만원으로 오르더니 작년엔 2억6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최근 혈통 좋은 씨수말과 씨암말 사이에서 태어난 경주마가 젊은 생산자의 손을 거쳐 명마로 육성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경주마 3억원 시대도 곧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제주시 조천읍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 경매장. 지난 26일 한 마주(馬主)가 1억5000만원을 부르자마자 다른 마주가 2억원을 불렀다. 이후 호가가 1000만원씩 올라가더니 마침내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역대 최고가 기록이었다. 경매를 지켜보던 200여명은 탄성을 질렀다.
한국산 경주마 3억원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경매에서 기록한 최고가(2억6000만원)가 5개월 만에 깨진 것. 2억9000만원이면 영국의 슈퍼카 벤틀리 한 대와 맞먹는 가격이다.
2억9000만원의 주인공은 제주 명마목장의 박정배 대표가 생산한 2세 수말이다. 딱 벌어진 가슴과 쭉 뻗은 다리 등 경주마의 이상적인 체형을 갖춰 경매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경마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혈통도 뛰어나다. 아비말(부마) ‘엑톤파크’와 어미말(모마) ‘미스엔텍사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마 엑톤파크는 한국 경마 최다연승 기록(17연승)을 보유한 ‘미스터파크’의 아비말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경주마로 뛰며 23전 6승(2위 4회)을 기록하며 153만달러를 번 엑톤파크는 미국 씨수말 순위에서 2세마 부문 25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시돌목장 소유로 1회 교배 시 최고액인 700만원을 받는다.
모마 미스엔텍사스는 2007년 미국에서 수입된 뒤 경주마로 체형이 뛰어나고 혈통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낙찰자는 금아산업 대표와 인천시 카누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김도욱 마주. 그는 “당초 1억5000만원 정도의 체형이 뛰어난 경주마를 구매할 생각이었다. 부산 마주들과 경쟁이 붙어 생각보다 비싸졌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한국 최초의 여성 조교사(감독)이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신영 조교사에게 맡길 예정이다. 기대가 큰 만큼 큰 대회에서 우승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매에 나오는 경주마의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 열린 올 첫 경매엔 122마리가 상장돼 51마리가 낙찰됐다. 평균가격은 5026만원으로 역대 최고였으며 낙찰 총액은 25억6370만원이다. 지난해 8차례 경매에서 낙찰된 285마리의 평균가격은 4057만원으로 낙찰 총액은 121억4480만원에 이른다.
경매 최고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0년 1억1600만원에서 2011년 1억3600만원으로 오르더니 작년엔 2억6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최근 혈통 좋은 씨수말과 씨암말 사이에서 태어난 경주마가 젊은 생산자의 손을 거쳐 명마로 육성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경주마 3억원 시대도 곧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