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요리처럼 바흐·베토벤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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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피아니스트 이효주 씨 30일 세종문화회관서 연주회
“심각하고 어둡게 들리는 D단조 음악에서도 위안과 평화를 찾을 수 있어요. 하루의 대부분이 힘든 시간이지만 잠깐의 행복에 기대어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2007년 에피날 국제 콩쿠르, 2010년 제네바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에 오른 차세대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조성(調性)’을 주제로 한 연주회를 연다. 오는 30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는 D장조와 D단조의 곡만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을 들려줄 예정이다. D장조는 행복한 감정을 표현하는 반면 D단조는 작곡가 내면의 깊은 고통과 어둠을 드러낸다는 설명이다.
연주회는 바흐-부조니의 샤콘느(D단조)로 시작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D단조),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7번’(D장조)으로 이어지고,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D단조)으로 끝을 맺는다.
최근 서울 중림동에서 만난 그는 “연주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며 “코스 요리에서 전체적인 느낌과 조화가 중요한 것처럼 ‘풀코스’ 같은 연주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가장 어려운 곡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꼽았다.
모차르트의 소나타는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하나의 음에 담아야 하는 깊이가 남다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유일한 D장조 곡인데,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곡이 가장 밝다는 것도 인생과 닮지 않았느냐”며 웃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곡가는 누구일까.
“첫인상이 가장 좋았던 사람은 쇼팽이에요. 언제 들어도 좋은 건 모차르트고요. 슈만의 곡은 처음 듣고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란 생각이 들었죠. 계속 공부해도 속내를 알려주지 않는 신사 같아요. 방에서 혼자 악보를 읽고 있으면 작곡가들이 남긴 비밀 편지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200년 전 사람들과 날마다 ‘소개팅’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는 최근 피아노삼중주단 ‘트리오 제이드’로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유학 시절부터 9년째 함께 해온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과 첼리스트 이정란으로 이뤄진 팀이다. 그는 “솔로 연주와 피아노 삼중주는 연주 방법부터 완전히 다르다”며 “지난달 내내 하루에 10시간씩 트리오 연주를 하다 다시 솔로 연습을 하니 양쪽에서 두 악기의 음이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2007년 에피날 국제 콩쿠르, 2010년 제네바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에 오른 차세대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조성(調性)’을 주제로 한 연주회를 연다. 오는 30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는 D장조와 D단조의 곡만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을 들려줄 예정이다. D장조는 행복한 감정을 표현하는 반면 D단조는 작곡가 내면의 깊은 고통과 어둠을 드러낸다는 설명이다.
연주회는 바흐-부조니의 샤콘느(D단조)로 시작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D단조),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7번’(D장조)으로 이어지고,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D단조)으로 끝을 맺는다.
최근 서울 중림동에서 만난 그는 “연주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며 “코스 요리에서 전체적인 느낌과 조화가 중요한 것처럼 ‘풀코스’ 같은 연주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가장 어려운 곡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꼽았다.
모차르트의 소나타는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하나의 음에 담아야 하는 깊이가 남다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유일한 D장조 곡인데,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곡이 가장 밝다는 것도 인생과 닮지 않았느냐”며 웃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곡가는 누구일까.
“첫인상이 가장 좋았던 사람은 쇼팽이에요. 언제 들어도 좋은 건 모차르트고요. 슈만의 곡은 처음 듣고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란 생각이 들었죠. 계속 공부해도 속내를 알려주지 않는 신사 같아요. 방에서 혼자 악보를 읽고 있으면 작곡가들이 남긴 비밀 편지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200년 전 사람들과 날마다 ‘소개팅’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는 최근 피아노삼중주단 ‘트리오 제이드’로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유학 시절부터 9년째 함께 해온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과 첼리스트 이정란으로 이뤄진 팀이다. 그는 “솔로 연주와 피아노 삼중주는 연주 방법부터 완전히 다르다”며 “지난달 내내 하루에 10시간씩 트리오 연주를 하다 다시 솔로 연습을 하니 양쪽에서 두 악기의 음이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