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방식 바꿔 '3修' 도전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2단지 조합이 오는 6월 세 번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 준비에 나섰다. 이 단지는 작년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를 물색했으나, 공사를 맡아줄 건설사를 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사업추진 방식을 전향적으로 바꿔 진행할 방침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들이 관행처럼 유지해온 ‘확정지분제’를 포기하고, ‘단순도급제’ 방식으로 시공사를 찾을 계획이다.
확정지분제는 조합원의 아파트를 지어주고, 일반분양 물량을 팔아 공사비를 정산하며 나머지 이익금은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주택시장이 활황일 때는 부담이 없지만, 요즘 같은 불황에는 건설사들의 리스크가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D건설 도시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조합에 약속한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조합원분을 뺀 일반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크게 올려야 하는데, 최근 분양시장이 워낙 침체 상태여서 자칫하면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확정지분제 수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순도급제는 조합이 건설사에 공사를 발주하고, 공정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분양 책임이 없다. 경쟁입찰이어서 건설사들의 공사마진은 줄어들지만, 손실발생 가능성은 적어진다.
고덕주공2단지 조합은 최근 3차 시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기존 5층짜리 주공아파트 2600가구, 인근 삼익그린12차 171가구를 허물고 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4103가구를 짓는 공사다.
변우택 고덕주공2단지 조합장은 “확정지분제로 인해 사업지연이 장기화되는 것보다 재건축을 빨리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단순도급제로 바뀌자 현대·대우·GS·롯데·SK·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고덕주공2단지가 단순도급제로 시공사 선정에 성공할 경우 그동안 비슷한 상황에서 건설사를 구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