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교역 중심항' 강점이자 약점…'수도권 관문' 기능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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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인천항만공사
전문가 심층 진단
중국 경제 부침에 따라 출렁…의존도 낮출 대안 마련해야…위기 대응력 갖춘 건 '고무적'
'승객·화물 조화 이룬 항만'…발상의 전환 꾀해야 할 때
인천항 입항 크루즈 여행객…어디를 가고 즐길지 고민해야
전문가 심층 진단
중국 경제 부침에 따라 출렁…의존도 낮출 대안 마련해야…위기 대응력 갖춘 건 '고무적'
'승객·화물 조화 이룬 항만'…발상의 전환 꾀해야 할 때
인천항 입항 크루즈 여행객…어디를 가고 즐길지 고민해야
컨테이너 처리량 전국 3위, 총화물량 및 입출항 선박수 전국 4위. 지난해 인천항이 기록한 성적이다. 모두가 부산, 광양, 울산항 다음으로 규모가 큰 항만이 인천항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비교보다는 ‘수도권의 관문항’, ‘대(對)중국 교역의 중심항’이라는 표현이 인천항을 설명하는 데 더 적절하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잡화 및 농림수산물, 수도권에서 생산된 상당량의 대중국 및 동남아 화물이 인천항을 거쳐 처리되고 있다.
여기에 인천항의 희비가 뒤섞여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상대인 중국과의 교류에 최적의 지경학적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기쁨이라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제의 부침에 항만의 운영 환경이 크게 흔들린다는 것은 인천항이 안고 있는 숙명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주춤해지면서 인천항의 화물량과 컨테이너 처리량, 입출항 선박수가 동시에 하락세를 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천항 관계자들이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은 다행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해운 경기의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 물동량 감소를 막기 위한 전략 수립 및 마케팅 능력, 선사(船社) 등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 등에서 지난 1년간 실로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비록 연도 기준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물동량 증대 실적은 오히려 사상 최대의 기록을 보였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인천항만공사의 잠재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적에만 도취해 있다면 미래를 기약할 수는 없다. 인천항이 당면하고 있는 내외 여건도 그다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대중교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최대한 완화할 수 있는 대안 수립이 필요하다.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부두의 화물처리능력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더 나아가 화물의 유출입을 관리만 하는 항만이 아니라 화물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증대시키는 경제주체로서 부두시설과 배후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항만이 돼야 한다. 화물처리용으로만 이해되고 있는 기존의 관념을 탈피해 ‘승객과 화물이 조화를 이루는 항만’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글로벌 간선항로를 운항하는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항로 수심을 확장하는 증심사업은 대중교역 중심인 인천항의 기능을 다변화하고 수도권 관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부산 광양 등 대형 선박 처리 항만이 있는데, 인천항에 이런 투자를 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전에 부산항의 피더항(feeder port)에 불과했던 다롄, 톈진, 칭다오 등에 이미 초대형 간선항로 선박이 정기적으로 입출항하는 상황에서 인천만 이런 선박을 유치할 수 없게 되면 오히려 인천항을 거치는 수도권 수출입화물이 이들 항만으로 역환적하는 상황을 빚게 될 수밖에 없다. 변화하고 있는 환(環)황해권 해운환경을 우리만 외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항만배후단지는 교통거점을 중심으로 부가가치 창출형 산업활동이 집중되고 있는 최근의 세계 경제 추세에 대응하려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더구나 인천은 항만과 더불어 동아시아 거점 공항이 입지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송도신항 배후단지를 제때 건설하고, 항만 및 공항배후단지의 기능과 운영이 분리돼 있는 상황을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항만을 그저 화물을 처리하는 시설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현실은 생애에 가장 하고 싶은 화려한 여행인 크루즈 해상여행이 강조되면서 관광 창출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광여행 수요의 보물창고’인 중국을 이웃하고 있어 여건이 좋다. 인천항이 여객부두를 시급히 확충해 크루즈를 비롯한 해상 승객 수송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 여객이 인천항에 정박해 어디를 어떻게 여행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려는 복합적 사고는 인천항 관계자들에게 핵심 과제가 됐다.
김태승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