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든 ‘창조경제’ 간판을 다는 게 제일 큰 마케팅이에요.”

여의도 정치권에 ‘창조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경제민주화의 화두가 여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는 창조경제가 가장 잘 나가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국회의원들도 앞다퉈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실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한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홍지만 의원은 지난 26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중소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25일에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 이스라엘의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펀드 회장을 불러 창조경제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같은 당 박창식 의원은 20일 ‘창조경제시대를 여는 문화콘텐츠산업정책’ 간담회를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원실 보좌진도 창조경제 공부에 열심이다. 새누리당의 한 보좌관은 “최근 몇몇 여야 보좌관이 공부 모임을 만들어 박찬경 포스텍 교수에게 창조경제 강연을 들었다”며 “강연이 끝나고 질문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창조경제를 놓고 “모두가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나로 정립된 개념이 아니라 저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제각각 창조경제를 ‘창조’하고 있는 게 핵심 개념일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