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식당과 제과점, 부동산중개업소 등 80개 영세 자영업종의 소득세 부담이 소폭 줄어든다. 반면 애완동물 관련 업종이나 배우, 작가 등 28개 업종의 세금 부담은 높아진다.

국세청은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때 장부를 작성하지 않는 사업자의 소득금액 계산에 적용하는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을 이같이 조정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자영업자의 소득금액은 장부를 작성한 경우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해 산출된다. 하지만 장부를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 정부가 경비율을 정해 필요경비를 뺀 나머지를 소득금액으로 인정한다. 이 가운데 수입금액이 일정규모 미만인 소규모 영세사업자에게 적용되는 필요경비의 비율이 단순경비율이다. 국세청은 음식점, 제과점, 부동산중개업, 대리운전, 간병인, 탁구장, 기원, 볼링장, 인터넷PC방, 목욕탕, 택시 등 80개 업종의 단순경비율을 올리기로 했다. 단순경비율을 올리면 그만큼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세액 산출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이 낮아지고 세금 부담은 줄어든다.

국세청은 지난해에 비해 단순경비율을 업종에 따라 5~10% 인상했다. 예를 들어 연 수입금액이 5000만원인 한식점(3인가족 기준)의 경우 단순경비율이 종전 88.6%에서 89.2%로 5% 인상되면 필요경비를 30만원 더 인정받아 산출세액이 3만6000원에서 절반인 1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국세청은 반면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공급, 영화제작, 배우, 애완동물 및 관련용품, 작가, 가수, 연예보조서비스 등 28개 업종은 단순경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안종주 소득세과장은 “경비율 조정은 신고자료와 업황 및 생산·재고지수 등 경기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년도 수입액이 일정규모 이상인데도 장부를 작성하지 않는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기준경비율은 서점, 슈퍼마켓, 안경, 구두, 제과점 등 85개 업종이 인상됐다. 기준경비율은 전체 경비에서 매입비용, 인건비, 임차료 등 주요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경비의 비율을 말한다. 기준경비율이 내려간 업종은 주차장 운영, 상가임대, 주택임대, 피부비만관리, 골프장비, 자전거 등 207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