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지는 것은 통상 남은 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휴비츠 한화케미칼 등의 경쟁 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파산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의료기기 업체 휴비츠는 올 들어 29일까지 26.26% 상승했다. 검안기 등 안광학 의료기기 시장 경쟁자였던 탑콘 등 일본 업체들의 철수가 호재로 작용했다. 전 세계 안광학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조원대로 일본 업체들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탑콘 캐논 니콘 등 일본 업체들은 수년간 엔화 강세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은 끝에 올해는 신제품 출시 없이 재고정리에 주력하며 철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안과 및 안경점용 진단장비 세계 3위인 휴비츠의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안광학 의료기기 시장은 진입비용이 높고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새 경쟁자가 들어오기 쉽지 않다”며 “중국 자회사의 매출 성장세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분사기 등에 쓰이는 에어졸관 생산업체 승일도 경쟁사인 원정제관의 사업 철수 소식이 알려진 지난 27일 이후 9.84% 올랐다.

반면 한화케미칼 주가는 중국 태양광패널 업체 선텍의 파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선텍과 경쟁하는 자회사 한화솔라원을 둔 한화케미칼은 선텍의 채무불이행 선언이 나온 지난 15일 이후 이날까지 3.67% 떨어졌다. 선텍이 시장에서 퇴출당해도 태양광 모듈 생산 과잉 현상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남은 업체들이 당장 수혜를 받기 어렵다”며 “선텍을 시작으로 중국 업체들이 추가로 정리되면 공급 과잉이 해소돼 장기적으로는 좋은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