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자영업 희망콜 센터] 서울 종로 토속음식점 수익 더 늘리려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메뉴 줄이면 종업원도 줄어…비용 절감
30명 이상 단체손님은 곤란
일반손님 발길 끊을 가능성
외국인용 메뉴판도 마련할만
30명 이상 단체손님은 곤란
일반손님 발길 끊을 가능성
외국인용 메뉴판도 마련할만
![[한경 자영업 희망콜 센터] 서울 종로 토속음식점 수익 더 늘리려면…](http://news.hankyung.com/nas_photo/201303/2013033103601_2013033181451.jpg)
Q.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서 10년째 토속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태문(50)입니다. 가게 주변이 오피스로 둘러싸인 곳으로 점심과 저녁 시간 직장인 손님층이 두터운 상권입니다. 점포는 1, 2층을 합쳐 188㎡(약 57평) 규모에 테이블 38개가 있습니다. 점포 임차 조건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920만원이며, 종업원 13명 중 4명은 오전·오후로 나눠 파트타이머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에 닫습니다. 음식 종류는 17가지로 주력 메뉴는 토속음식입니다. 10년간 한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 나름대로 단골손님이 많은 편이며 연령대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합니다. 점심 때는 강된장비빔밥, 황태구이, 더덕구이 등이 잘 나가며 저녁에는 홍어삼합, 떡갈비 등을 많이 찾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매출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인데요, 가장 큰 고민은 고정비인 월세와 인건비 지출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점심 때는 식사, 저녁에는 퇴근길 술 손님으로 하루 2.5회전은 돌아가는 편이나 월세, 인건비, 식재료비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게 별로 없습니다. 수익을 더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의뢰인의 가게 입지는 종로구청 인근 오피스 상권으로 점심시간 웬만한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전형적인 오피스가의 핵심 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곳에는 한 번 들어오면 보통 10년 이상 한 자리에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 안정된 상권입니다.
의뢰인의 가게 규모는 중형인 데 비해 단체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테이블 38개를 배치, 매장 내부 밀도가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손님들이 오가는 동선이 비좁고 자리가 꽉 차면 대화소리로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체손님을 많이 받는 가게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일반 단골손님들이 떨어져 나가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단체손님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거기에 종업원이 매달리게 돼 일반 손님들의 불만을 낳는 요인이 됩니다. 종업원들도 지칩니다. 따라서 점주는 ‘30명 이상 단체손님은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야 장기적으로 이득이 됩니다. 단체손님보다 일반 단골손님에게 서비스를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이 식당은 또 메뉴가 17가지에 이를 정도로 복잡합니다. 메뉴 구성이 복잡하면 그 부작용은 연쇄적으로 이어집니다. 주방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고객은 기다리다 지칩니다. 고객이 매장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회전율이 떨어집니다. 음식 가짓수가 많으면 주방 인력의 피로가 누적돼 이직률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메뉴 구조조정이 시급합니다.
메뉴를 줄이면 자연스레 종업원도 줄어듭니다. 메뉴 가짓수가 절반으로 줄면 13명인 종업원도 9명 이하로 자연스레 줄게 되죠. 이 점포의 평균 임금은 1인당 180만원입니다. 여기에 보험, 퇴직금 등을 감안하면 210만원에 이릅니다. 따라서 정직원과 파트타이머 4명을 줄일 경우 순이익은 600만원 이상 늘어납니다. 점포 경영이 효율화되는 거죠.
점심 메뉴 중 기존 효자 메뉴인 강된장비빔밥은 그대로 두고, 추가 메뉴로 낙지볶음비빔밥(7000원)을 추가하는 정도로 메뉴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강된장비빔밥과 낙지볶음비빔밥은 고객이 처음 주문할 때는 종업원이 상차림을 해주고, 밑반찬인 오이냉국이나 채소샐러드 등을 셀프 바 형태로 매장 한쪽에 마련하면 종업원이 매번 서비스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콤한 낙지볶음비빔밥은 불황 때 잘 팔리는 데다 중독성이 강해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녁 메뉴는 해물파전, 굴·명태전, 보쌈, 해물찜, 떡갈비 등 7가지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 기존 메뉴인 홍어삼합과 청국장은 없애는 게 좋습니다. 삭힌 홍어와 청국장 냄새는 식당 안에 오래도록 남기도 합니다. 홍어삼합 대체 메뉴는 보쌈으로 충분합니다.
이 식당 인근에 조계사와 인사동, 청계천이 있어 주말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음식점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죠. 식당 외부에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대표 메뉴와 엔, 달러, 위안화 가격표를 써붙이면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외국인들을 위해 음식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내부 벽지와 조명을 교체하는 정도의 비용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을 겨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오피스상권의 특성상 주말에는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는데, 전통거리와 인접한 가게 입지의 장점을 살리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앉아서 먹는 온돌좌식 일색인 지금의 매장 일부 공간을 식탁용으로 변경, 고객의 이동 동선과 종업원의 서빙 동선로를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소음이 덜한 쾌적한 공간을 연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는 매장의 회전율을 높이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이종호 외식창업문화연구소장 leejhm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