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KTB차이나옵티멈펀드(KTB China Optimum Fund)의 성공은 중국에서 한국이 이미 강점을 가진 사업에 특화해 집중한 결과입니다."

KTB네트워크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국 펀드의 투자성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KTB차이나옵티멈펀드는 2006년 6월부터 중국 벤처기업에 투자해 80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출자 약정액 1000억원(실 납입액 800억원)으로 결성된 이 펀드는 중국과 한국에 8대2 투자 비중을 두고 인터넷미디어, 교육 서비스, 메디컬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해 초기 투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신진호 KTB네트워크 대표는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투자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적 가치 증대 차원에서 지원한 것이 좋은 결실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이 펀드는 기업공개(IPO) 이전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해외증시 상장,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실현했다. 중국 최대 입시학원사인 ‘탈 에듀케이션 그룹(TAL Education Group)’, 중국의 유투브로 통하는 ‘투도우 홀딩스(Tudou Holdings)’ 등 총 12개 기업에 투자해 8개 기업을 미국 및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고, 3개 기업은 매각했다.

홍원호 KTB네트워크 상해사무소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업종에 투자를 하기보다 한국에서 강점을 지닌 인터넷 미디어, 교육 서비스, 의료사업에 집중 투자해 왔고,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부가적으로 산후조리원, 유기농채소 농장 및 유통 등 중국 고급 소비 시장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또 "현지에서 투자하며 느낀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한국계 벤처캐피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벤처업체를 육성해 나가는 가치 제고 능력"이라며 "외국 벤처캐피탈은 업체에 자금만을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경영에 직접 참여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고 말했다.

중국의 유망 업체들도 단순히 자금을 지원받기 보다는 벤처캐피탈이 펀딩할 때 해당 업체에 어떤 기여를 해줄 수 있는가를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가치 제고 능력 없이 좋은 벤처캐피탈로 평가 받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홍 소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투자 과열기 이후 올해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투자펀드에 대한 구조 조정 및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중국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투자펀드 업계가 좀 더 합리적이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