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공기와 세계종말의 합성어).’ 중국 베이징의 살인적인 대기오염을 묘사할 때 외신들이 흔히 쓰는 단어다. 이를 단순한 호들갑으로 치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보건연구단체 건강영향재단은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중국인이 2010년 한 해에만 12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최근 내놨다.

이 단체가 영국 의학잡지 란셋에 발표한 ‘2010년 세계 사망 연구’에 따르면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320만명 중 37%가 중국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영향재단은 “대기오염이 없었다면 이들 중국인은 모두 합쳐 2500만시간의 인생을 더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미 세계은행과 중국 환경보호국의 공동 조사에서도 매년 35만~40만명이 중국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2050년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자가 36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며 이 중 대부분은 중국이나 인도에서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월 대기오염이 기준치의 40배까지 치솟았던 베이징에서는 이미 외국인들이 탈출에 나서고 있다. 주(駐)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귀국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첫 번째로 꼽는 이유가 대기오염”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