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도 외면"…막걸리 안 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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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2월 日수출 반토막
수입맥주 선호·외식업 규제…대형마트 매출 12.5% 감소
수입맥주 선호·외식업 규제…대형마트 매출 12.5% 감소
막걸리가 꽃샘추위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예년에 비해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감소했다. 통상 3월은 날씨가 풀리면서 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 막걸리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시기지만, 올해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막걸리는 음식점 등에서 팔리는 ‘업소용’ 매출 비중이 60%에 그치고, ‘가정용’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용의 대부분이 팔리는 대형마트 막걸리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마트의 지난달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5% 감소했다. 올 2월에는 설 연휴 수요가 늘어나 매출이 3.0% 증가했다. 2월에 5.1%의 막걸리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던 롯데마트에서도 지난달에는 매출이 12.3% 감소했다.
업소용을 합쳐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도권의 한 먹걸리 제조업체도 지난달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막걸리 회사 영업본부장은 “쌀쌀한 날씨로 등산객 자체가 지난해 이맘때보다 많이 줄었고 음식점에서 막걸리를 찾는 사람도 많지 않다”며 “3월 장사를 망쳐 연간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 △엔저(低) 등에 따른 수출 타격 △정부 규제라는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던 상황이다. 여기에 날씨 악재까지 겹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2009~2010년 주류업계를 달궜던 막걸리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대형마트에서는 막걸리의 빈 자리를 수입맥주가 채워가고 있다. 지난달 롯데마트에서 수입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5% 늘어나 지난 1월(18.6%), 2월(32.8%)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이마트의 지난달 수입맥주 매출도 26.2% 늘어났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수입맥주로 옮겨가면서 이마트가 취급하는 막걸리 종류는 2011년 말 80종에서 작년 말엔 60종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에 수입맥주 취급품목은 140종에서 170종으로 늘었다.
해외시장에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막걸리 수출액은 21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3.6% 감소했다. 무엇보다 한류 열풍으로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던 일본에서 ‘엔저’에 따른 매출 감소와 국내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실적이 둔화된 게 주요 원인이다. 지난 2월 일본에 대한 수출액은 47.3% 줄어 미국(-13.7%) 중국(-28.0%) 등 다른 주요 수출국보다 감소폭이 컸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정부의 출점제한 등 규제 리스크도 막걸리뿐 아니라 전체 주류 시장이 직면한 악재다. 외식점포 출점이 주춤해지면서 주류는 신규시장 창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막걸리 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배중호 국순당 사장)는 주장이 나온다.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와야 막걸리가 고급화되고 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의 경우 4~5년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크게 바뀌는 시기가 있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런 기회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막걸리는 음식점 등에서 팔리는 ‘업소용’ 매출 비중이 60%에 그치고, ‘가정용’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용의 대부분이 팔리는 대형마트 막걸리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마트의 지난달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5% 감소했다. 올 2월에는 설 연휴 수요가 늘어나 매출이 3.0% 증가했다. 2월에 5.1%의 막걸리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던 롯데마트에서도 지난달에는 매출이 12.3% 감소했다.
업소용을 합쳐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도권의 한 먹걸리 제조업체도 지난달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막걸리 회사 영업본부장은 “쌀쌀한 날씨로 등산객 자체가 지난해 이맘때보다 많이 줄었고 음식점에서 막걸리를 찾는 사람도 많지 않다”며 “3월 장사를 망쳐 연간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 △엔저(低) 등에 따른 수출 타격 △정부 규제라는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던 상황이다. 여기에 날씨 악재까지 겹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2009~2010년 주류업계를 달궜던 막걸리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대형마트에서는 막걸리의 빈 자리를 수입맥주가 채워가고 있다. 지난달 롯데마트에서 수입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5% 늘어나 지난 1월(18.6%), 2월(32.8%)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이마트의 지난달 수입맥주 매출도 26.2% 늘어났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수입맥주로 옮겨가면서 이마트가 취급하는 막걸리 종류는 2011년 말 80종에서 작년 말엔 60종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에 수입맥주 취급품목은 140종에서 170종으로 늘었다.
해외시장에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막걸리 수출액은 21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3.6% 감소했다. 무엇보다 한류 열풍으로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던 일본에서 ‘엔저’에 따른 매출 감소와 국내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실적이 둔화된 게 주요 원인이다. 지난 2월 일본에 대한 수출액은 47.3% 줄어 미국(-13.7%) 중국(-28.0%) 등 다른 주요 수출국보다 감소폭이 컸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정부의 출점제한 등 규제 리스크도 막걸리뿐 아니라 전체 주류 시장이 직면한 악재다. 외식점포 출점이 주춤해지면서 주류는 신규시장 창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막걸리 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배중호 국순당 사장)는 주장이 나온다.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와야 막걸리가 고급화되고 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의 경우 4~5년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크게 바뀌는 시기가 있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런 기회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