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도는 최대 51층 이상(용도지역 변경시), 잠실은 50층 이하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허용함에 따라 그동안 층고 규제에 따른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 추진이 지지부진하던 이들 지역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서울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맞닿은 잠실주공 5단지 주민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역세권 아파트로 상가 등 비주거용 시설을 저층부에 넣을 경우 50층 이하 재건축이 가능해져서다. 석봉수 재건축 추진위원은 “대로변 1층에는 노천카페를 배치하고, 동별로 3~5층에 상가를 지어 50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희망하던 방향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재건축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4·1 부동산 종합대책 효과까지 겹치면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중개업소를 통해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배준영 대원공인 대표는 “2000년대 중반과 같은 폭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기대가 큰 상황”이라며 “전용면적 103㎡(옛 34평)는 연초보다 4000만~5000만원 뛰었다”고 전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서울시가 재건축 기부채납 비율을 15%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에 기대를 보였다. 여의도 목화와 미성, 삼부 등 11개 아파트 소유주 연합 관계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층고를 50층으로 올려주면서 40%에 달하는 기부채납을 요구해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5층 이하 재건축만 허용된 동부이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불만을 내비쳤다. 길 하나를 두고 붙어 있는 렉스아파트는 2009년 56층으로 재건축 허가를 받았는데 ‘왜 우리는 35층으로 지어야 하느냐’는 주장이다.

이일현 이촌동 왕궁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 1월 공청회 당시 서울시는 단지별 특성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기대감으로 2009년 12억5000만원(102㎡)에 달했던 아파트 값은 현재 7억3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인근 한강맨션 삼익 현대 반도 신동아 아파트도 수익성 문제로 재건축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압구정지구는 35층 이하 재건축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시가 실시한 ‘압구정지구 스카이라인 주민 설문조사’ 결과 응답 주민의 44.9%는 ‘35층 이하 재건축을 원한다’고 답했다. 35~50층을 원하는 주민은 27.6%로 집계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