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의 주력 계열사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가운데 STX그룹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2일 한국기업평가는 STX그룹 주요 계열사인 STX,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내려잡았다. 또한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해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들 회사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 역시 'A3+'에서 'A3-'로 깎아내렸다.

STX에너지와 STX솔라의 경우 회사채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으나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NICE신용평가는 STX와 STX조선해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하향 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록했다.

이날 STX그룹은 지난 5년간 계속된 조선∙해운 불황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평사들은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6500억원의 회사채를 비롯해 유동성위험이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결정은 STX그룹 전반의 유동성위험이 보다 심화됐고, 그동안 STX조선해양과 주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된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의한 재무 구조조정 단계로 전환된다는 의미"라며 "회사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인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약해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NICE신용평가는 "이번 자율협약 신청을 채권단이 수용하면 당면한 유동성 위험은 경감될 것"이라면서도 "채권단 지원 여부와 지원 규모, 지원방식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대외신인도 저하에 따른 영향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으로 지난해 웅진 사태 당시와 같은 회사채 시장 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