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미국 특허정보컨설팅업체 IPIQ가 실시한 ‘2012년도 미국특허 종합평가(페이턴트 보드)’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세계 연구소·대학·정부기관 가운데 특허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IPIQ는 1968년 설립된 과학기술 분야 지표 개발, 과학기술 동향 분석 및 과학·특허 기술력을 평가하는 전문기관이다.

ETRI는 세계 연구소·대학·정부기관 등 237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MIT(2위), 캘리포니아대(3위), 스탠퍼드대(4위), 중국 칭화대(5위) 등 유수 대학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3일 발표했다. 해외 주요 연구기관인 대만 ITRI(6위),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9위), 미국 항공우주국(NASA·30위)보다 월등했다.

칭화대는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5위로 뛰어올라 지식재산 분야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특허종합평가는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등록 건수’, 보유 특허가 산업계에 미치는 ‘산업 영향력’, 기술 변화 속도를 나타내는 ‘혁신주기’ 등 양적·질적 지표를 통해 연구·개발(R&D) 성과인 특허 경쟁력을 종합 평가했다.

ETRI는 특허 등록 건수 703건으로 ITRI(529건) 캘리포니아대(415건) MIT(257건) 등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혁신주기(6.8년)도 칭화대(6.3년)에 이어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기술력 지수 역시 466.79로 MIT(437.41) 캘리포니아대(433.26) 등을 앞질렀다. 다만 산업 영향력은 산업 평균 수준인 0.96에 그쳐 지속적인 연구 역량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00위권에는 ETRI 외에도 KAIST(32위) 서울대(38위) 포스텍(63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66위) 등 국내 대학·기관이 포함됐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지식재산을 담당하는 전문조직을 확대하는 등 지식재산 경영 전략을 적극 추진해 2년 연속 미국특허 종합평가에서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특허 경영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창조경제는 창조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며, 이런 아이디어의 결정체가 특허”라며 “특허 등 지식재산의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역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