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4일 오후 3시31분

거래소 퇴출 후보에 들어간 기업 4곳 중 1곳은 상장폐지 사유 발생 직전에 일반공모로 자금을 조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업들은 호재를 발표해 자금을 모은 뒤 공시를 번복하고 매매거래 정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상장폐지 사유가 새로 발생한 21개 기업 중에서 5개가 최근 일반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생산업체인 지앤에스티는 지난 1월 말 9억9999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월8일엔 2012년 순이익이 10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그 덕분인지 2월12일 청약에 470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그러나 공모가 끝난 뒤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지앤에스티의 주가는 공모 1주일 뒤 유상증자 가격 5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달 20일엔 감사의견 비적정설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급기야 22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선 9억원 적자에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 사실이 드러났다.

지앤에스티와 함께 상장폐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마이스코 역시 일반공모 전후 공시 번복으로 소액 투자자들을 울렸다. 지난해 11월 신규 사업 진출을 발표한 직후 두 차례에 걸쳐 소액공모를 진행했다. 그 사이 최대주주는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다 불발됐고 신규 사업 진출도 취소했다. 결국 마이스코는 지난달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3월8일 9억9000만원의 전환사채(CB)를 일반공모로 발행한 와이즈파워는 투자자들의 주식 전환 기회가 사실상 사라진 경우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청구일은 오는 8일부터지만 지난달 22일 감사의견 비적정설로 매매거래가 정지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와이즈파워 CB 투자자는 “회사는 공모 당시 감사보고서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했을 텐데 긍정적인 전망만 내놨다”며 “CB 만기 때 채권 원금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 주식 전환 기회도 잃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일엔시스에듀언스 역시 지난해 하반기 10억원 미만의 소액 공모를 실시한 뒤 감사의견 부적정, 의견거절 등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소액공모는 기업들의 신속한 자금 마련을 위해 감독 당국의 심사를 거치지 않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충분히 기업에 대해 알아본 뒤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