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홍콩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만난 에드워드 정 인텔렉추얼벤처스 대표(사진)는 “미국이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던 시대는 끝났고 다신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텔렉추얼벤처스는 다양한 기술 분야에 7만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대표적인 정보기술(IT) 특허전문기업으로 2000년 정 대표가 창립했다.
그는 비어 있는 왕조에 들어서기 위해선 정부, 금융시장, 기업의 시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혁신을 시장 자율에 맡겨둘지 정부가 도와야 하는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실리콘밸리가 처음 시작할 당시 미국 정부는 400억달러를 그곳에 투자했다”며 “그 결과 누구도 인프라 등에 대한 걱정 없이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조차 제2의 실리콘밸리가 없는 까닭은 기업들의 창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 정부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인프라 등을 짓는 혁신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하철 철도 공항 항만 등을 만드는 것은 삼성과 같은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이런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은 혁신을 간접적으로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투자는 상업적 투자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금융시장이 벤처 등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투기로만 보고 비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기로 버블이 생기지만 버블이 가고 나도 기술은 남는다”며 “인터넷 버블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그때 만들어진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