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차기회장 선임 절차 돌입
KB금융지주 이사회가 현 어윤대 KB지주 회장의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회장추천위원회 멤버로 전원 포한되는 사외이사들은 “직을 걸고서라도 후보의 능력과 전문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내부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회장 선출 모드로 돌입

5일 KB지주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7일 열릴 사외이사들의 임시 간담회에서 회장추천위원회의 구체적인 일정이 논의된다. 사외이사들은 최근 KB지주가 관리해오던 100여명의 회장 후보군 가운데 30~40명을 추려내 이들에 대한 기초적인 검증 절차에도 들어갔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는 6월 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 회장의 임기가 7월12일까지인 데다 통상 3주 전엔 주총 개최 통지서가 발송된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현재 올라가 있는 후보군에는 KB지주 일부 경영진들이 포함돼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회추위 가동으로 어 회장의 임기 전 퇴진이 물건너가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회추위가 굴러가는 도중에 후보군이 얼마든지 조정되기 때문에 어 회장 퇴진을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KB지주 관계자들은 과거 회추위 운영 때도 후보군이 확정된 다음에 당국이 미는 몇몇 인물이 추가로 후보군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미 대선 전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몇몇 금융권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선출까지 험난한 여정 될 듯

KB지주 사외이사들은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는 능력과 전문성을 철저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사외이사는 회장 선임과 관련해 당국을 비롯한 외부 압력이 있을 경우 사외이사직을 걸고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어 회장은 아직까지 연임 여부에 대해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선임 과정에서 사외이사들과 당국, 경영진 간에 갈등이 벌어지는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KB지주 사외이사들의 권한은 회장 선임과 관련해 다른 지주사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신한, 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 일부와 경영진이 회추위 멤버인 것에 반해 KB지주는 사외이사 9명 전원이 회추위 멤버로 들어가고 경영진은 제외된다. KB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때마다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과거도 갈등 요인이다.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경영진이 교체될 때마다 KB지주 계열사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이번에도 관련자들의 알력 다툼으로 KB의 경쟁력만 약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