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자율협약 막판 진통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체제 전환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과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중 주요 채권단으로부터 자율협약 동의서를 받아 다음주 중 자율협약 체제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외환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일단 동의서 마감 시한을 오는 8일로 늦췄지만 혹여 협약이 체결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자율협약 체제 전환은 불가능하다.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는 금융사는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8곳이다.

만약 8일에도 동의서가 모두 제출되지 않을 경우 STX조선해양은 오는 9일 1070억원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은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늦어졌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의위원회가 8일 열리기 때문에 그날 제출하겠다는 것이고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비슷한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외환은행 등이 STX그룹의 다른 계열사에 자금을 대주는 문제를 두고 산업은행 등과 각을 세웠다는 얘기가 있다”며 “당초 5일까지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던 것을 8일로 미룬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이 대출과 보증 회사채 기업어음 등으로 금융권에서 조달한 신용공여액은 총 6조227억원가량(3월29일 기준)이다. 이 중 은행권 자금이 4조4329억원, 비은행권 자금이 1조5898억원이다. STX조선해양은 9일 1070억원을 비롯해 내달 4일 1000억원, 내달 7일 2000억원, 6월8일 2700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이상은/장창민/박신영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