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시선 의식? 한은 독립시위?…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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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김중수 한은 총재 '서별관회의' 불참 왜
"중요한 시기에 총재는 중앙은행에 있어야"
불편한 기색 역력…11일 금리결정 촉각
"중요한 시기에 총재는 중앙은행에 있어야"
불편한 기색 역력…11일 금리결정 촉각
5일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참석할지 여부였다. 청와대 영빈관 옆의 안전가옥인 서별관에서 열리는 이 회의의 정식 명칭은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까지 나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김 총재의 서별관회의 참석을 기준금리 인하로 받아들이는 상황이었다.
김 총재의 참석 여부는 서별관회의가 열리는 점심 무렵까지 오리무중이었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오전 11시30분께는 김 총재의 차가 움직여야 했지만 꼼짝 않고 있었다.
낮 12시를 넘긴 시간, 걸어서 한은 본관을 나선 김 총재는 “점심 먹으러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얼굴 빛은 다소 불편해 보였다. 오후 1시10분께 한은 직원들과 함께 들어오면서는 “중요한 시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에 있어야 한다. 한은 일을 해야지 왜 가냐”며 작정한 듯 말을 던졌다.
이날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개최 사실이 알려진 서별관회의에 김 총재는 불참을 선택했다. 회의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만 참석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28일 열린 새 정부 첫 서별관회의에도 해외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12조+α’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면서 정책공조 차원에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 열려 관심을 끌었다. 과거에도 한은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참석한 후 금리를 변경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지난해 7월 김 총재는 서별관회의 참석 이후 기준금리를 기존 연 3.2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에도 이성태 전 총재는 회의 참석 후 금리를 0.75%포인트 내렸다.
김 총재의 이날 불참을 놓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외부 시선을 의식했다는 게 일차적 분석이다. 금통위 개최를 1주일도 안 남긴 민감한 시점에 서별관회의가 개최되고 김 총재가 참석하기로 돼 있다는 것이 노출된 이상 참석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과거 이 전 총재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빈번하게 열린 서별관회의 참석 요청에 대해 “당시에는 비상사태여서 어쩔 수 없었지만 장관들 회의에 한은 총재가 참석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편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앙은행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행정부의 일원이 아니라는 게 한은 내부의 정서다.
김 총재의 불참이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은이 기존의 ‘미약하나마 회복 중’이라는 경기 판단을 유지한 채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채권시장은 불참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소폭 반등(값 하락)했지만 재차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김 총재도 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해온 마당에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서별관회의 불참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는 한은이 독립적으로 판단했다는 명분을 주고, 이에 대해 한은이 금리인하로 화답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불참을 통해 한은이 독자 판단에 의해 금리를 결정했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내주 나올 경제전망을 기초로 금통위원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정환/정종태/김주완 기자 ceoseo@hankyung.com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까지 나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김 총재의 서별관회의 참석을 기준금리 인하로 받아들이는 상황이었다.
김 총재의 참석 여부는 서별관회의가 열리는 점심 무렵까지 오리무중이었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오전 11시30분께는 김 총재의 차가 움직여야 했지만 꼼짝 않고 있었다.
낮 12시를 넘긴 시간, 걸어서 한은 본관을 나선 김 총재는 “점심 먹으러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얼굴 빛은 다소 불편해 보였다. 오후 1시10분께 한은 직원들과 함께 들어오면서는 “중요한 시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에 있어야 한다. 한은 일을 해야지 왜 가냐”며 작정한 듯 말을 던졌다.
이날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개최 사실이 알려진 서별관회의에 김 총재는 불참을 선택했다. 회의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만 참석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28일 열린 새 정부 첫 서별관회의에도 해외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12조+α’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면서 정책공조 차원에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 열려 관심을 끌었다. 과거에도 한은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참석한 후 금리를 변경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지난해 7월 김 총재는 서별관회의 참석 이후 기준금리를 기존 연 3.2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에도 이성태 전 총재는 회의 참석 후 금리를 0.75%포인트 내렸다.
김 총재의 이날 불참을 놓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외부 시선을 의식했다는 게 일차적 분석이다. 금통위 개최를 1주일도 안 남긴 민감한 시점에 서별관회의가 개최되고 김 총재가 참석하기로 돼 있다는 것이 노출된 이상 참석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과거 이 전 총재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빈번하게 열린 서별관회의 참석 요청에 대해 “당시에는 비상사태여서 어쩔 수 없었지만 장관들 회의에 한은 총재가 참석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편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앙은행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행정부의 일원이 아니라는 게 한은 내부의 정서다.
김 총재의 불참이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은이 기존의 ‘미약하나마 회복 중’이라는 경기 판단을 유지한 채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채권시장은 불참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소폭 반등(값 하락)했지만 재차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김 총재도 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해온 마당에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서별관회의 불참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는 한은이 독립적으로 판단했다는 명분을 주고, 이에 대해 한은이 금리인하로 화답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불참을 통해 한은이 독자 판단에 의해 금리를 결정했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내주 나올 경제전망을 기초로 금통위원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정환/정종태/김주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