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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굴뚝 산업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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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정책 제조업 살리기 나서
    체감경기 개선·양극화 해소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굴뚝 산업 부활하나?
    각국 산업정책에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한때는 정보기술(IT)산업에 주력했지만 최근 들어 제조업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선도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고용창출계수가 높은 제조업에 각종 세제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도 엔저(低) 정책을 통해 수출제조업 부활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유럽도 셰일가스 개발에 따라 생산 여건이 크게 개선된 미국으로 이전하는 자국 기업을 잡아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국이 정책적으로 중점을 두면서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용어가 오랜만에 나올 정도로 제조업 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2년 만에 최고치다. 한동안 잊혀졌던 일본의 단칸지수도 올 1분기에는 고개를 들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올 2월에는 크게 반등했다.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굴뚝 산업 부활하나?
    마치 입을 맞춘 듯 각국이 제조업을 중시하는 것은 거시정책 목표를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체감경기 개선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체감경기 지표인 경제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다. 요즘처럼 물가가 안정된 시대에 체감경기를 개선한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미와 같다.

    지금도 주력 산업 위상을 지키고 있는 IT산업은 네트워크를 깔면 깔수록 생산성이 증가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IT산업이 주도가 돼 경기가 나아지더라도 일자리,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이른바 ‘고용창출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으로 지표와 체감경기 간의 괴리가 발생하고, 양극화도 심해진다.

    IT산업의 반작용으로 벌써 이 산업의 최대 이용자이자 피해자인 청년층을 중심으로 ‘신(新) 러다이트 운동’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운동은 19세기 초 기계를 파괴하자던 러다이트에 빗대어 IT산업을 파괴하자는 움직임을 말한다. 일부에서는 각종 바이러스 전파,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을 신러다이트 운동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업은 생산하면 할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IT산업이 주도할 때와 같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을 더 투입해야 한다. 과거 제조업이 주도가 돼 경기가 회복될 때는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발생하지 않았고, 양극화도 심해지지 않았다.

    제조업의 부활은 경기순환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IT산업은 상품 주기가 짧기 때문에 이 산업이 주도될 때는 경기순환의 주기가 짧아지고,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이 심해진다. 경기순응성이란 경기가 과열일 때 정점(peak)이 더 올라가고, 침체될 때 저점(trough)이 더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국 경기순환에서 주기가 짧아지고 경기순응성이 나타날 때는 전망기관들의 예측력이 떨어진다. 이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비롯 각종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워진다. 주가를 비롯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져 위험관리가 중시된다. 국민들의 일상생활도 ‘냄비적인 속성’이 빨리 자리 잡는다.

    IT산업과 대조적으로 제조업이 주도가 될 때는 어느 국면이든 진입하기 어렵지만, 일단 진입하면 오래간다. 주기가 길어지고 진폭이 축소되는 ‘안정화(stabilizer)’ 기능이 강화된다. 이때는 전망기관들의 예측이 잘 맞고, 이를 토대로 계획을 세우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주가도 고개를 들면 그 기간이 오래가는 ‘랠리(rally)’가 형성된다.

    제조업을 중시할 때는 정책 추진 방법도 종전과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주력하고 있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다. 리쇼어링이란 아웃소싱의 반대 개념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을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불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미국 오바마 정부 집권 2기 들어서는 ‘일자리 자석(employment magnet)’ 정책으로 보다 강화됐다.

    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기업들은 퇴거국으로부터 관세와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보복을 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환율을 유지해 가격경쟁력을 보완해 줘야 한다. 오바마 정부가 수출 진흥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달러 약세 정책이 나온 때가 리쇼어링 정책의 추진 시기와 맞물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인수·합병(M&A) 시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M&A 시장은 거래되는 매물의 성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정상적인 기업이 거래되는 ‘제1선 시장(primary market)’과 부실기업이 거래되는 ‘제2선 시장(secondary market)’이다. 각국에선 후자에서 나오는 부실기업 M&A를 통해 제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각국 산업정책의 이런 변화는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비중과 인식 면에서 쏠림 현상이 심한 IT산업에서 벗어나 최소한 제조업과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판 리쇼어링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때 한국 기업 퇴거국으로부터 보복이 예상되는 만큼 환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경쟁력을 보완해 줘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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