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2억3000만원 미만의 정부 공공조달 사업에서 대기업이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지금은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하는 202개 품목에 대해서만 중소기업에 우선적인 입찰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2억3000만원 미만 공공기관 조달 사업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판로지원법)’을 늦어도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판로지원법이 시행되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 가운데 1억원 미만 사업은 소기업(제조업 기준 근로자 수 50인 미만)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1억원 이상 2억3000만원 미만 사업에는 소기업과 중기업(제조업 기준 근로자 수 300인 미만)이 입찰에 참여한다. 2억3000만원의 입찰 기준은 중소기업청이 국내 중소기업 설문 등을 통해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가드레일, 가로등 기둥, 싱크대 등 중소기업 경쟁 제품 202개 품목에 대해서만 대기업 참여를 금지해 왔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대기업 지배 또는 종속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도 입찰에 참여하는 게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며 “대상 품목은 1만개 이상”이라고 말했다.

판로지원법은 지난해 6월 만들어졌으나 입찰 참여 대상에 협동조합을 포함시키자는 중소기업청과 이에 반대하는 기획재정부 간 이견으로 시행령 개정이 10개월가량 지연됐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달 13일 한 중소기업 사장으로부터 시행령 개정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 조속히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는 일단 협동조합은 입찰 대상에 들어가지 않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