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임금을 받는 미국 회사의 10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해 총 50억달러(약 5조6950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임금을 받은 CEO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으로 지난해 연봉과 특전, 수당, 스톡옵션 등을 합쳐 총 9616만696달러(약 1095억원)를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임금조사업체 이퀼러(Equilar)를 인용, 지난해 미국 회사의 100대 고액연봉자는 현금 보수가 전년 대비 570만달러(약 65억원·19.7%) 올라 총 5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특히 회사 비행기 여행 등 각종 특전의 규모는 전년 대비 18.7%인 32만635달러(약 36억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엘리슨 회장을 비롯해 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나이키의 마크 파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케네스 체놀트 등이 2500만달러(약 284억원) 이상의 임금을 받아 톱 10에 올랐다. 엘리슨은 오라클 주가가 지난해 22% 급락했는데도 보수는 전년보다 2000만달러를 더 받았다.

그러나 고액 임금을 받는 일부 CEO들의 경우 회사 비행기를 개인 용도로 활용하는 등의 행태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6500만달러의 회사 비행기를 구입한 뒤 본사가 있는 라스베이거스와 7000만달러짜리 뉴욕의 펜트하우스를 오가는 스티브 윈 윈리조트 CEO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레그 브라운 모토로라솔루션 CEO는 돈으로 직접 받는 대신 모교에 150만달러를 기부함으로써 석좌교수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NYT는 “최근 고액 임금 CEO들의 행태는 회사 항공기 여행 및 연금과 보험 등을 포함한 비금전적 특전이 지난해 왜 급등했는지를 설명해준다”고 꼬집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