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신흥국서 선진국으로 'U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브라질·인도 등 돈 못풀어…주식펀드 자금이탈 가속
美·日 등 양적완화로 증시 활황…올 760억弗 순유입
美·日 등 양적완화로 증시 활황…올 760억弗 순유입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가진 투자자라면 환매를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을 떠나 선진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등의 양적완화가 ‘약효’를 내면서 관련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은 물가상승에 발목 잡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못 쓰고 있어서다.
○올 들어 일본 증시 급상승
투자분석기관인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EPFR)에 따르면 2월 하순 이후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신흥국 주식펀드에서는 지난달부터 돈이 빠져나오고 있다.
올 들어 선진국 주식펀드의 누적 투자금은 760억달러(약 86조5640억원)로 신흥국 주식펀드의 3배에 이른다. 지난해 선진국 주식펀드에서 190억달러가 빠져나가고 신흥국 주식펀드에는 500억달러가 순유입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투자자금 이동은 각국 증시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8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작년 연말 대비 26.91%,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5일 현재 11.14%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닛케이255지수는 4년7개월 만에 최고치이며 다우지수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국 FTSE100지수가 5.96% 오르는 등 유럽 증시도 양호한 모습이다. 반면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9.68% 하락하고 러시아 RTS지수도 7.58% 떨어지는 등 신흥국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돈 풀었더니 ‘약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의 시행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 지난해 9월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를 발표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OMT) 조치를 내놓으면서 풀린 돈이 일부 실물지표 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도 작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의 취임 이후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시마모토 코지 소시에테제네랄 도쿄지점장은 “미국 양적완화에 따른 온기가 주택시장 등에 전해지고 있으며, 일본도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선진국 증시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들은 고질적인 물가상승에 부딪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쓰기 힘들다.
2월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친 러시아의 세르게이 이그나톄프 중앙은행 총재는 정부가 요구한 금리 인하 요구에 반대했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 가운데 돈을 풀면 물가상승만 야기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러시아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7%로 중앙은행 목표치(6%)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도 연 6%, 인도는 8%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어 섣불리 돈을 풀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큰 중국에서도 경기부양과 관련된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18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과 비슷하다”며 “지금처럼 돈을 계속 풀면 2014년께는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올 들어 일본 증시 급상승
투자분석기관인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EPFR)에 따르면 2월 하순 이후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신흥국 주식펀드에서는 지난달부터 돈이 빠져나오고 있다.
올 들어 선진국 주식펀드의 누적 투자금은 760억달러(약 86조5640억원)로 신흥국 주식펀드의 3배에 이른다. 지난해 선진국 주식펀드에서 190억달러가 빠져나가고 신흥국 주식펀드에는 500억달러가 순유입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투자자금 이동은 각국 증시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8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작년 연말 대비 26.91%,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5일 현재 11.14%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닛케이255지수는 4년7개월 만에 최고치이며 다우지수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국 FTSE100지수가 5.96% 오르는 등 유럽 증시도 양호한 모습이다. 반면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9.68% 하락하고 러시아 RTS지수도 7.58% 떨어지는 등 신흥국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돈 풀었더니 ‘약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의 시행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 지난해 9월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를 발표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OMT) 조치를 내놓으면서 풀린 돈이 일부 실물지표 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도 작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의 취임 이후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시마모토 코지 소시에테제네랄 도쿄지점장은 “미국 양적완화에 따른 온기가 주택시장 등에 전해지고 있으며, 일본도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선진국 증시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들은 고질적인 물가상승에 부딪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쓰기 힘들다.
2월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친 러시아의 세르게이 이그나톄프 중앙은행 총재는 정부가 요구한 금리 인하 요구에 반대했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 가운데 돈을 풀면 물가상승만 야기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러시아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7%로 중앙은행 목표치(6%)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도 연 6%, 인도는 8%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어 섣불리 돈을 풀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큰 중국에서도 경기부양과 관련된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18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과 비슷하다”며 “지금처럼 돈을 계속 풀면 2014년께는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