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사가 인도네시아 국회 발언대에 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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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저주해 죽이려는 행위
'흑마법 금지법' 처리 반대
'흑마법 금지법' 처리 반대
9일 인도네시아 국회에는 ‘특이한 연사’가 발언대에 오른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주술사로 ‘미스터 크레이지(crazy)’라고 불리는 이만 산토스다.
산토스가 국회에서 발언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흑마법 금지법’의 국회 처리를 막기 위해서다. 흑마법은 악의적 목적으로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는 것으로 부두교의 지푸라기 인형 저주가 대표적이다. 주술사는 의뢰자의 요구대로 특정인을 저주하거나 죽이는 것을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흑마법을 통해 자신에게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되는 이를 살해하는 보복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흑마법 금지법은 초자연적 능력을 내걸어 다른 사람을 현혹하는 사람에게 5년 이하 징역이나 3만700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년간 수백명이 흑마법과 관련된 보복 행위로 사망했다”며 “금지법을 통해 죽음의 행진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주술사들을 중심으로 한 인도네시아 국민의 광범위한 반대에 봉착했다. 산토스는 “흑마법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유산이고 우리는 이것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차라리 흑마법을 부패한 사람들을 벌주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술사 아궁 율리안토는 “이번 법 개정안은 관료의 부패를 가리기 위한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산토스가 국회에서 발언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흑마법 금지법’의 국회 처리를 막기 위해서다. 흑마법은 악의적 목적으로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는 것으로 부두교의 지푸라기 인형 저주가 대표적이다. 주술사는 의뢰자의 요구대로 특정인을 저주하거나 죽이는 것을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흑마법을 통해 자신에게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되는 이를 살해하는 보복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흑마법 금지법은 초자연적 능력을 내걸어 다른 사람을 현혹하는 사람에게 5년 이하 징역이나 3만700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년간 수백명이 흑마법과 관련된 보복 행위로 사망했다”며 “금지법을 통해 죽음의 행진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주술사들을 중심으로 한 인도네시아 국민의 광범위한 반대에 봉착했다. 산토스는 “흑마법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유산이고 우리는 이것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차라리 흑마법을 부패한 사람들을 벌주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술사 아궁 율리안토는 “이번 법 개정안은 관료의 부패를 가리기 위한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